11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고(故)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여사 사회장 노제에 참석한 유족과 추모객들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2.1.11/뉴스1 © News1
고(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 사회장 영결식이 11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거행됐다.
영결식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노동·정치·종교계 인사 수백명이 참석해 배 여사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한동건 상임장례위원장의 인사말에 이어 배 여사가 생전에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촉구하는 영상이 무대에서 틀어지자 많은 추모객이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유족들도 생전의 배 여사의 모습을 보며 눈물을 훔치는가 하면 고개를 숙여 흐느끼기도 했다.
김재하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와 박봉주 광주전남추모연대 공동대표, 이용섭 광주시장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이 시장은 추도사를 통해 “어머니(배 여사)의 걸음이 민주의 길이 됐고, 시대의 이정표가 됐다”며 “이 땅의 수많은 민주시민이 어머니의 절실하면서도 강인했던 그 눈빛을 기억한다”고 애도했다.
11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고(故)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여사 사회장 노제에서 배 여사 장녀 이숙례씨가 유가족을 대표해 인사하고 있다. 2022.1.11/뉴스1 © News1
이씨는 “3일 동안 함께 해주신 여러분을 뵙고 보니 수많은 분들의 마음과 기억 속에 만인의 어머니로 자리잡고 있었음을 알고 깜짝 놀랐다”며 “비보에도 먼 곳 마다하지 않고 엄마 가시는 길 함께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저희 자식들은 여러분이 베풀어주신 은혜, 가슴속 깊이 간직하며 어머니가 걸어오신 민주의 길에 한발짝 다가가보겠다”고 흐느꼈다.
이어 “엄마! 엄마가 내 엄마여서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2022년 1월11일. 음력으로 오늘은 엄마의 생신날이다”며 “자식을 대표해 첫째 이숙례가 엄마 영전에 올립니다”라고 말하며 무대 위 배 여사의 영정 사진 앞에 고개 숙여 한참을 흐느꼈다.
이숙례씨의 유가족 인사로 추모객들은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리면서 영결식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마지막으로 무대 위에 놓인 배 여사의 영정사진과 국민훈장 모란장 앞에 헌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가족을 시작으로 주요 인사와 추모객들 순으로 하얀 국화꽃을 헌화했다.
추모객들은 헌화하고 영정사진을 어루만지며 배 여사와의 추억을 회상했다.
배 여사는 지난 3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려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자택에서 쓰러져 병원 치료를 받았다. 상태가 호전돼 퇴원했으나 하루 만에 다시 쓰러져 9일 별세했다.
이한열 열사는 1987년 민주화 운동 중 최루탄에 머리를 맞고 숨졌고, 이를 기점으로 민주화 열망은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졌다. 배 여사는 아들이 숨진 뒤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다.
배 여사의 장례식은 ‘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니 사회장’으로 치러졌고, 광주 망월동 묘역에 안장된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