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버지니아대 등 공동연구팀 조사
최고경영자(CEO)의 진실성(Integrity)은 기업 이해관계자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정보다. 그러나 진실성은 도덕성, 청렴성, 온당성, 완결성, 정직성, 공평성 등을 아우르는 다면적 개념이라 계량화해 측정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에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 등 공동 연구팀은 기업의 CEO가 기업 이해관계자와의 의사소통에서 사용하는 해명, 설명 문장의 빈도에 근거해 CEO의 행동 진실성(behavioral integrity), 다시 말해 언행일치를 측정했다.
연구팀은 기업의 연차보고서에 포함된 주주 서한에서 해명 문장이 사용된 정도를 인과 단어(왜냐하면, 그러므로, 그 결과 등)의 사용 비율에 따라 계산했다. 행동 진실성이 낮은 CEO는 자신의 언행불일치를 설명하거나 신뢰성이 낮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인과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 이에 따라 해명 문장을 많이 쓰게 된다는 논리다.
연구진은 이 같은 CEO의 행동 진실성이 기업 경영 활동에 미치는 영향 역시 분석했다. 그 결과 CEO의 행동 진실성이 증가할수록 미래의 기업 성과 또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주 서한에 포함된 인과 단어의 비율이 높을수록 외부 감사인이 받는 보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CEO 진실성이 낮아 감사 위험이 높다고 평가되는 기업에 대해 외부 감사인이 추가적인 보상을 요구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CEO 진실성은 재무제표 재작성 등의 부정 재무 보고나 왜곡 표시 혹은 중대한 정보 누락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CEO의 행동 진실성이 낮은 기업에 대해 추가적인 감사 보수를 받은 외부 감사인이 왜곡 표시를 발견하기 위해 감사를 할 때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은 ‘지능과 열정만 있고 진실성이 없는 사람은 조직에 해악이다’라고 말했다. 본 연구는 경영 능력과 더불어 진실성이 CEO에게 필수 조건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CEO 선임 권한을 가진 이사회뿐 아니라 투자자, 채권자, 규제 당국 등의 이해관계자들도 CEO의 중요한 자질로 진실성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jinkim@konkuk.ac.kr
정리=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