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코리아’ 간판 황대헌
AP 뉴시스
4년 전 고교 졸업을 앞뒀던 대표팀 막내는 어느새 팀의 에이스로 성장했다. 볼살이 남아있던 얼굴에는 어느새 굵은 턱선이 자리 잡았다. “쇼트트랙 선수로서 매년 한 단계씩 성장해 왔다”고 말하는 표정에선 자신감이 넘쳤다.
에이스로서의 압박감에 짓눌리지도 않았다. 8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대표 황대헌(23·강원도청)은 “아무에게나 ‘에이스’라는 단어가 붙지 않는다는 점에서 책임감도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감사함도 크다. 압박감은 운동량과 노력으로 극복하고 있다. 지금은 더 잘해 내고 싶은 생각뿐”이라고 답했다.
○ 월드컵 선전에도 여전히 “아쉽다”는 황대헌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19세의 나이로 500m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황대헌은 이제 남자 팀의 간판스타다. 베이징 대회에 대한 각오도 남다르다. “평창 올림픽이 끝나고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평창 대회 때 마냥 설렜다면 지금은 내가 준비해왔던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뿐이죠.”
모든 레이스의 기준은 ‘자기 자신’이 됐다. 그는 “(개인 종목인) 500m, 1000m, 1500m의 차이점을 사람들이 묻곤 하는데 내겐 크게 차이가 없다. 가리지 않는다”며 “경쟁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어떤 선수가 어느 라인에 서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준비한 것을 다 한다면 성적은 따라 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런 그도 애착을 갖고 있는 종목이 있다. 바로 계주다. 메달을 딸 경우 팀원들이 함께 시상대에 서는 만큼 팀 분위기 측면에서도 굉장히 중요하다. 더구나 이번 대회에는 남자 5000m, 여자 3000m 계주 외에도 혼성 2000m 계주가 신설됐다. 남자 팀의 에이스인 그는 혼성 계주에서도 마지막 주자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남자 계주에서 한 선수가 7, 8번씩 레이스를 한다면 혼성 계주는 한 명에게 2번밖에 기회가 안 온다. 그만큼 처음부터 속도도 빠르고 변수도 많다. 긴장감과 스릴이 넘치는 경기가 될 것”이라며 응원을 당부했다.
○ 화끈한 경기 약속한 ‘저스트 황’
황대헌은 “쇼트트랙은 변수가 많은 경기지만 그래서 더 성취감이 큰 종목”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최근 심석희의 동료 비방 등 어수선한 분위기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황대헌은 선전을 다짐했다. “주변의 걱정도 많지만 훈련은 순조롭게 잘 진행하고 있어요. 동료들과 (감독, 코치) 선생님들도 서로서로 더 많이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어수선한 팀 분위기, 주최국 중국의 안방 텃세 등에 따른 역대 최저 성적에 대한 우려를 보란 듯이 씻어낼 수 있을까. 쇼트트랙 대표팀은 28일 결전의 땅 베이징으로 출국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