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타격왕-골든글러브 놓쳐도 안타왕 등 데뷔 14년 최고 시즌 부상만 없이 즐기자 마음 먹으니 전경기 출장 등 좋은 결과 따라와 롯데 새 외국인 괜찮아 PS 욕심
프로야구 롯데의 전준우가 두 번째 주장을 맡은 2022시즌 가을야구 진출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지난 시즌 최다 안타(192개)를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사진은 지난해 2월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에 열중하는 전준우. 동아일보DB
타율 0.012, 10표. 큰 관계가 없어 보이는 두 숫자의 공통점은 프로야구 롯데 전준우(36·사진)다. 2021시즌 전준우(0.348)는 단 0.012 차로 이정후(24·키움·0.360)에게 타격왕 자리를 내줬다.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에서는 구자욱(29·삼성·143표)과 단 10표 차로 상운이 갈렸다.
아쉬울 법도 한데 본인은 담담했다. 그에게도 시즌을 시작할 때마다 목표를 세우던 시절이 있었다. 나이가 들면서는 어느 순간부터 타율이나 홈런 등 새 목표를 세우지 않게 됐다. 그 대신 부상 없이 좋아하는 야구를 계속하기만을 바랐다. 2021시즌 그는 자신의 바람대로 144경기 전 경기를 소화했다.
상운만 따르지 않았을 뿐 그는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전성기 수준의 활약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 타율 0.348은 2008년 프로 데뷔 이후 14년간 최고 기록이다. 최다 안타에서는 192개로 KT 강백호(23)를 13개 차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기에 ‘타격왕’을 놓친 게 더욱 아쉬울 수도 있었다.
마음을 다잡았다. 숫자 대신 좋아하는 야구를 즐길 생각만 하며 방망이에 공을 맞히는 데 집중했다. 9∼10월 타율은 0.412까지 치솟았다. 그는 “경험이 쌓이면서 생각만 갖고는 안 된다는 걸 배웠다. 야구를 부상 없이 즐기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은 결과는 따라온다는 걸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새 시즌에도 개인 목표를 세우진 않았지만 주장으로서 지난 시즌 8위(65승 71패)에 머물렀던 팀 성적 향상에 대한 책임감은 갖고 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팀을 떠난 손아섭(34)의 빈자리를 메우고,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서도 새 시즌 가을야구 진출이 간절하다.
전준우에게 2021시즌 가장 아쉬웠던 순간을 묻자 “모든 날이 좋았다”는 답이 돌아왔다. 타율이 좋거나 나빠서 또는 적당해서 좋았다고 한다. 임인년(壬寅年) 호랑이해를 맞은 호랑이띠(1986년생) 전준우는 시즌이 끝난 뒤 “범 내려온다”고 노래 부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