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NSC “강한 유감” 대화 여지 열어둬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대선을 앞둔 시기에 북한이 연속해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데 대해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대선 국면에 북한의 국내 정치 개입 시도를 차단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날 앞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는 긴급회의를 열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다만 북한이 민감해하는 ‘도발’ 등의 표현은 자제해 문 대통령 임기 말 남북관계 개선을 의식해 여전히 저자세로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NSC 상임위 결과를 보고 받고 “앞으로 더 이상 남북관계가 긴장되지 않고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각 부처에서 필요한 조치들을 강구하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 발언에 대해 “대선을 앞두고 있으니까, 정치적 전환의 시기에는 더욱이 남북 관계가 긴장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북한의 선거 개입 의도 등에 대한) 판단에 기초한 것은 아니다”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날 NSC는 북한 미사일 발사 83분 만인 오전 8시 50분부터 열렸다. 위원들은 50분간 회의를 통해 “정세 안정이 매우 긴요한 시기에 이뤄진 이번 발사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엿새 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 당시 ‘우려’를 표명한 것보다 수위를 한 단계 끌어올린 것. 다만 NSC 상임위원들은 “북한의 관련 후속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겠다”며 “북한이 대화 재개와 협력에 조속히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북한이 연초부터 연속적으로 발사체를 시험 발사한 의도에 대해선 유관부처와 미국 등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분석을 할 것”이라면서도 “(북한의 도발로) 종전선언이 더 어려움에 처한 면이 있지만, 그러면서 종전선언의 필요성은 절실해졌다”고 강조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