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외벽이 무너져 내린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 사고 잔해가 곳곳에 흩어져 있다. 이 아파트는 5개동 316채 규모로 2020년 3월 착공해 올 11월 완공될 예정이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국 씨는 “(매장으로 무너진 콘크리트가) 밀려닥친 것”이라며 “매장 앞에 있는 통유리는 모조리 산산조각이 났고, (현장은) 전쟁터처럼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냥 죽는구나 생각했다. (사고 순간 주변) 모든 건물이 다 무너져서 저희 상가를 덮친 줄 알았다”며 “밤새 잠도 못 잔 것 같다”고 말했다.
국 씨는 현장 상황에 대해 “추가 붕괴 위험이 있다”며 “덜 떨어져 있는 철근이나 콘크리트가 매달려 있다. (현장이) 전쟁터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 씨는 붕괴 전에 사고 조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고 전 공사를 보면서 무너질 수도 있겠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했다”며 “왜냐하면 공사를 시작할 때 저희 상가 앞 입구에서부터 땅이 갈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매장 앞에 시멘트로 계단을 만들어놓은 데가 다 갈라지고, 지하 주차장의 벽에서 물도 막 쏟아졌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고 현장의 원청 시공사는 현대산업개발이다. 지난해 6월 17명의 사상자가 나온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붕괴 사고 때와 같은 시공사다.
소방당국은 12일 오전 드론과 공사 현장 전문가 등을 투입해 안전 진단에 나섰다. 당국은 안전하다는 판단이 나오면 실종자 수색 작업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