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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9조 달러 대차대조표, 과거보다 더 빨리 축소”…어떤 의미?

입력 | 2022-01-12 10:47:00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펼쳤던 경기 부양책을 철회할 계획을 밝혔다. 특히 경기 부양책 실시 후 늘어난 8조7600억 달러(약 1경427조원) 수준의 매입 자산을 과거보다 더 빨리 축소할 것이라고 말해 관심이 모아진다.

파월 의장은 11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경제는 더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그 여파 대응을 위해 우리가 취한 고도의 수용적 정책을 원하거나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대차대조표 축소 밝혔다.

연준은 자산 매입 이후 누적해온 보유 자산을 어떻게 처리할지 정해야 한다. 크게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새 증권에 재투자하거나 재투자 없이 처분해 보유량을 줄일 수 있다.

재투자할 경우 대차대조표상 변화가 없기 때문에 경제적 긴축효과는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지분을 축소하면 양적 긴축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연준의 경기 부양책 종료 시사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으로 돌아간다는 조치이기 때문에 긴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장에 풀린 유동성을 다시 회수해야 달러화 가치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연준이 보유 자산을 언제부터, 어떻게 줄여나갈지에 관심이 많은 상황이다.

어떤 식으로 줄여나가는지에 따라 향후 경제 상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난주 공개된 연준의 12월 의사록에는 일부 위원들이 금리 인상을 시작한 후 빨리 채권 및 기타 자산을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투자 심리를 위축되게 했고 이 결과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이날 청문회에서 “우리는 대차대조표가 9조 달러 상당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것은 필요한 수준보다 훨씬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차대조표 결선투표에 대한 최종 결정은 아직 내리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자산 매입 중단과 결선투표 시작 사이의 기간은 짧아질 것”이라며 “대차대조표가 훨씬 더 크기 때문에 결선투표 시점이 더 빨라질 수 있다. 조만간 더 빨리 말하겠다. 그 정도는 확실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과거보다 더 빠르게 대차대조표 축소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는 연준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대차대조표 축소와 관련해 취한 방식을 따라가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준은 2013년 1월부터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시작해 매월 850억 달러씩 매입했다. 그해 12월부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선언하고 매입 규모를 100억 달러씩 줄여 2014년 10월 자산매입을 축소했다.

이후 연준은 바로 대차대조표 조정에 들어가지 않고 3년 동안 보유 자산을 유지했다. 그러다 2017년 말부터 2019년까지 보유자산 처분에 들어갔다. 4조4490억 달러에서 3조8450억 달러까지 줄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결과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밑돌았지만 실업률은 더 높았다고 전한 바 있다.

당시는 현재보다 경제가 덜 발전한 상황이었지만 그때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심사숙고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달 열린 토론회에서 “대차대조표 조정 시기를 늦출 이유는 없다”며 “여름까지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하면 부담이 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렇게 되면 금리를 그렇게 많이 올릴 필요는 없다.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현재의 35%에서 20%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