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 여성이 의사 오진으로 15년 동안 시각장애인으로 살아오다 최근 수술을 통해 시력을 되찾았다.
11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서부 콜로라도주 오로라에 사는 코니 파크는 2003년 시력 저하를 느껴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파크에게 녹내장이라고 진단하며, 수술할 수 없어 곧 실명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크는 “처음에는 곧 실명하게 될 것이라는 의사의 말을 믿지 않았다”며 “앞이 잘 보였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3주가 지나자 시력이 급격히 저하됐으며, 이후 5개월 동안 시력 85%를 상실했다”고 했다.
파크는 시력을 완전히 잃기 전에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이에 파크는 맹인 학교에서 점자를 배우며 아이스 스케이팅, 카약, 캠핑 등 그가 좋아했던 야외 활동을 계속했다.
적응하기 어려운 일도 있었다. 지팡이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몰라 길을 잃고 덤불에 들어가곤 했으며, 음식을 할 때도 항상 누군가와 함께해야 했다.
하지만 2018년 피크는 콜로라도대학 안과 센터에서 녹내장이 아닌 백내장으로 재진단받았다. 백내장은 매우 흔한 성인 안구질환으로, 녹내장과 달리 수술을 통해 회복할 수 있다.
파크는 “수술 다음 날 안대를 떼자 간호사 눈동자와 속눈썹이 가장 먼저 보였다”며 “앞이 보인다는 사실에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고 했다.
파크는 “오진을 한 의사에게 너무 화가 났고, 원망하는 마음이 들었다”며 “아무 이유 없이 15년 동안 앞을 보지 못했다. 다른 병원에라도 가볼 걸 그랬다”고 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수술을 받고 앞을 볼 수 있게 된 날, 내 마음속 분노도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
시력을 회복한 파크는 남편 로버트와 자식, 손주 얼굴을 볼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한다.
파크는 “15년 만에 봐도 남편은 여전히 잘생겼다”며 “다시 한번 사랑에 빠졌다”고 했다. 이어 그는 “첫째 손주가 태어난 지 3주 이후로 처음 얼굴을 보는 것”이라며 “그때 모습과 전혀 닮지 않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파크는 대부분 사람이 당연히 지나치는 것들을 유심히 보곤 한다. 그는 “꽃봉오리가 싹트고 나무에서 잎이 자라나는 순간을 봐야 한다”며 “지난 15년 동안 풀잎 하나 보지 못하고 살아보니, 들풀이 자라나는 것을 지켜보는 일도 매우 의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