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1880억원 횡령’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직원 이 모씨가 6일 새벽 서울 강서경찰서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스템임플란트 회삿돈 2215억 원을 빼돌려 주식 투자 등에 나섰던 직원 이모 씨(45)가 지난해 11월 3000억 원가량의 엔씨소프트 주식을 사들인 ‘슈퍼개미’인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1일 한국거래소 공시시스템에 개인투자자 1명이 엔씨소프트 주식 70만3325주를 매수하고 21만933주를 매도했다는 공시가 올라왔다. 순매수 금액만 3000억 원대로 추산됐다.
거래소는 개인의 계좌에서 엔씨소프트 주식 대량 매매가 이뤄진 점을 수상하게 여겨 모니터링에 착수했다. 이어 최근 이 사람이 앞서 지난해 10월 1430억 원 상당의 동진쎄미켐 주식을 사들인 이 씨인 것을 확인했다.
이미 동진쎄미캠 투자로 거액의 손실을 입은 이 씨가 횡령액보다 많은 돈을 엔씨소프트에 투자할 수 있었던 건 전문투자자에게 허용된 차액결제거래(CFD)를 활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CFD를 이용하면 남은 자금을 증거금으로 실제 보유한 돈보다 최대 2.5배 많은 금액을 투자할 수 있다.
이 씨는 엔씨소프트 투자에서도 이익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동진쎄미캠에 이어 엔씨소프트까지 연이은 투자 실패로 횡령한 돈을 메우기가 어려워지자 이 씨가 남은 돈을 금괴로 바꿔 도주를 준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현재까지 작전 세력 등이 가담한 조직적인 불공정 거래 정황은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