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연간 고용동향 발표
지난해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36만9000명 늘어나며 2020년 ‘고용절벽’ 이후 나아진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20년 취업자 수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를 걷어내면 고용률, 경제활동 참가율 등 일자리 지표는 완전히 회복됐다고 평가하긴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경제활동 인구의 허리 격인 30, 40대 취업자 수는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의 고용한파도 여전했다.
○ 2020년 기저효과 빼면 ‘고용한파’ 여전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021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727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1.4%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020년에는 연간 취업자가 21만8000명 줄었는데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셈이다. 증가 폭만 보면 2014년 59만8000명 이후 가장 컸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업자 감소가 컸던 2020년의 기저효과가 나타났다. 비대면·디지털 전환 등 산업구조 변화, 수출 호조 등으로 고용 회복세도 나타났다”고 했다.
○ 30, 40대 취업자 수 14만 명 줄어
정부와 통계청은 30, 40대 취업자 수 감소가 “인구 감소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15∼64세 고용률은 전년 대비 0.6%포인트 올랐지만 30대는 움직임이 없었고 40대는 0.2%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김태기 단국대 교수(경제학)는 “25세 미만 혹은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새 일자리의 상당수는 재정을 투입해 만든 것”이라며 “30, 40대의 고용률이 주춤하는 것은 결국 민간 고용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일자리의 질에서도 근로 시간이 적은 초단기 일자리 등이 늘어나 고용 안정성이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007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0.2% 감소했지만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670만6000명)는 되레 12.6%나 늘었다. 특히 주 17시간 미만 초단기 근로자가 지난해 25만1000명(13.2%) 증가했다.
코로나19 방역조치 직격탄을 맞은 대면서비스업의 고용 한파도 여전했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2.2%(4만7000명) 감소했다. 2020년 15만9000명 감소한 것과 비교해 감소 폭은 줄었지만 회복세로 돌아서지는 못했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