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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장동·李변호사비 수사 꾸물대는 사이 관련자 3명 숨졌다

입력 | 2022-01-13 00:00:00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의 제보자인 이모 씨가 그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 씨의 시신을 부검해 사망 원인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 씨는 지인으로부터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변호를 맡았던 A 변호사가 수임료로 현금 3억 원과 20억 원 상당의 주식을 받았다’는 취지의 말을 듣고 시민단체에 제보했다. 시민단체는 이를 근거로 지난해 10월 ‘이 후보가 변호사비 지급액을 축소해서 공개했다’며 대검에 고발했다. 이 후보 측은 제보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어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검찰은 당초 이 사건을 대장동 수사팀이 설치된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했다가 다시 수원지검으로 넘기는 등 소극적으로 수사를 진행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A 변호사를 비롯해 약 30명 규모인 이 후보 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인단에 대한 소환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이 늑장을 부리는 동안 수사의 단초가 된 녹취록의 당사자가 사망함에 따라 수사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대장동 사건의 ‘윗선’에 대한 수사도 사정이 비슷하다. 이 사업의 실무를 맡았던 성남도시개발공사 유한기 전 개발사업본부장과 김문기 개발사업1처장이 지난해 12월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윗선과의 연결 고리가 끊어질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검찰이 수사 의지가 있다면 9건 이상의 대장동 관련 공문에 서명을 하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가 압수수색을 받기 직전 8차례 통화한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부터 조사해야 하지만 소환 일정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이 대장동 사건을 수사한 지가 벌써 5개월째이고, 이 후보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도 고발장이 접수된 후 4개월이 지났다. 그런데도 검찰은 지금껏 이들 사건의 본질인 윗선 및 로비 여부, 이 후보의 정확한 변호사비 내역 등에 대해서는 접근조차 못 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핵심 인물 3명이 숨지면서 진상 규명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검찰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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