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50대 50으로 나눠 가져… 법안통과 못하는 껍데기” 맹비난 중간선거 겨냥 지지층 결집 승부수
바이든, 킹 목사 묘지 참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 남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흑인 인권운동의 대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묘지를 참배했다. 킹 목사의 생일인 15일을 앞두고 이뤄진 이날 참배에는 미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자 자메이카계와 인도계 혼혈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동행했다. 애틀랜타=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상원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규정을 개정해서라도 투표권 강화 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이민자 등의 투표권을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공화당에 맞선 것. ‘1·6 의사당 난입 사태’에 연루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쿠데타 세력”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의 승부수를 던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대 연설에서 “우리는 쿠데타를 시도한 세력에 맞서기 위해 여기 모였다”며 “‘투표 자유법’을 통과시켜라”고 말했다. 투표 자유법은 상원에 계류 중인 ‘투표 자유법’과 ‘존 루이스 투표권 증진법’ 등을 말한다. 최근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한 10여 개 주에서 이민자 등의 부정투표 방지를 명분으로 투표권 행사를 까다롭게 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민주당은 이에 맞서 연방정부가 주 정부 차원의 투표권 제약을 막고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이 참여하는 우편투표 등을 확대하는 투표 자유법을 내놓은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상원에선 50 대 50으로 찬성한다. 51명의 대통령이 있다는 뜻”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원 의석을 민주당과 공화당이 50석씩 나눠 가지면서 주요 법안들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특히 그는 “필리버스터를 없애는 것을 비롯해 상원 규칙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필리버스터를 중단할 수 있는 규정을 기존 ‘60석 이상 동의’에서 ‘51석 이상’으로 바꿔 법안을 표결할 수 있도록 하자는 얘기다. 상원 의장인 부통령이 캐스팅보터가 되면 민주당이 51표가 된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