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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물뽕’ 원료 GBL도 임시마약류 지정

입력 | 2022-01-13 03:00:00

본보 ‘성범죄 이용 처벌 불가’ 지적후… “소지-투약도 처벌” 후속 대책 내놔
페인트 세척 등 산업적 용도땐 ‘예외’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데이트 강간 약물’로 알려진 감마하이드록시낙산(GHB·속칭 ‘물뽕’)의 원료인 감마부티롤락톤(GBL)을 임시마약류로 신규 지정한다고 예고했다.

식약처는 12일 GBL을 1군 임시마약류로 새로 지정하며 “GBL은 체내에서 물뽕으로 빠르게 전환돼 의식상실, 호흡억제 등 증상을 보이며 특히 성범죄에 악용된 것으로 알려져 오남용 우려가 큰 물질”이라고 밝혔다.

본보는 지난해 11월 GBL이 체내에서 물뽕으로 변환돼 물뽕보다 더 큰 효과를 내지만 마약류로 지정되지 않아 성범죄에 이용돼도 마약류관리법에 의한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처음 지적했다. 이후 식약처가 후속 대책으로 마약류 임시 지정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GBL을 수출입·제조·매매·매매알선·수수하는 경우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기존에 물뽕의 원료물질로만 등록돼 있던 GBL은 이를 사용해 물뽕을 제조한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하고 GBL을 사람에게 먹이면 같은 효과를 내더라도 처벌이 불가능했다. 미국과 영국, 독일은 GBL을 사람에게 사용할 경우 처벌하고 있다. 식약처는 GBL을 3년간 임시마약류로 지정한 뒤 마약류관리법 시행령상 마약류로 정식 지정할지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GBL이 산업 현장에서 페인트 세척 등에 사용되는 만큼 식약처는 산업용 GBL에 대해서는 예외를 뒀다.

식약처는 “GBL은 전자제품 제조 시 용제, 공업용 수지 원료 등 다양하게 사용되는 물질이므로 산업적 용도로 사용할 경우 임시마약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