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 1000km 南전역 3분대 타격 김정은, 발사 참관… 김여정도 참석
북한이 12일 극초음속미사일(사진) ‘최종시험’ 발사를 성공했다고 밝혔다. 극초음속미사일 개발 공언 1년여 만에 완성을 선언한 것. 북한은 이번 미사일 사거리가 1000km에 달했다고 밝혀 중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극초음속미사일 전력화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 미사일이 실전 배치될 경우 북한은 핵을 실은 음속의 10배(마하10) 속도를 갖춘 미사일로 남한 전역을 3분대에 타격할 수 있다. 특히 저고도 변칙비행이 가능한 이 미사일은 한미의 미사일방어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북한 미사일 성능을 평가 절하했던 우리 군은 오판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1월 11일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발사를 참관했다”며 “최종시험 발사를 통하여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의 뛰어난 기동 능력이 더욱 뚜렷이 확증됐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사일 발사 현장을 찾은 건 661일 만이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이례적으로 현장을 참관했다. 신문은 또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탄두부)는 거리 600km 계선에서부터 활공 재도약하며 초기 발사 방위각으로부터 목표점 방위각에로 240km 강한 선회기동을 수행해 1000km 수역의 설정 표적을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北 ‘마하10’ 쏘면… 靑까지 1분, 사드기지 2분, 南전역 3분대 타격
北 “극초음속으로 240km 강한 선회”… 변칙기동으로 탐지-요격 어려워
사거리 300km 늘어 1000km… 우리軍 안일한 판단 책임론 커져
김정은, 661일만에 시험발사 참관, 김여정도 동석… 2인자 입지 과시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망원경을 든 채 창밖을 바라보며 북한 국방과학원의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있다. 평양=AP 뉴시스
○ 청와대 1분 30여 초 등 南 전역 3분대 핵타격 가능
군 소식통은 “북한이 전술핵을 장착한 극초음속미사일을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등 과 섞어 대량으로 쏠 경우 현재의 한미 요격망으로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이날 극초음속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레일건’(전자기력으로 발사체를 쏘는 최첨단 무기) 등 신형 무기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 北 ‘초스피드’ 개발에 방심하다 허 찔린 軍
중국이 ‘둥펑(DF)-17’ 극초음속미사일을 5년여간 8, 9차례의 시험발사 끝에 완성한 것과 비교하면 북한의 ‘미사일 실력’이 상당한 수준임이 드러난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는 “DF-17의 개발 과정과 거의 유사하지만 (북한은) 시험발사 횟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등 신속하고 압축적 개발에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합동참모본부와 군 연구기관은 5일 발사 당시 “(미사일의) 성능이 과장됐다” “극초음속미사일이 아니다”라고 했다가 11일 발사 직후엔 “진전됐다”고 번복된 평가를 내놓는 등 북한 극초음속미사일 기술의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기술이 설마 이 수준까지 되겠냐고 방심하다가 완전히 허를 찔린 격”이라며 “안일한 판단으로 혼선을 초래한 군 지휘부의 책임이 크다”고 했다.
○ 김정은 661일 만에 미사일 발사 참관
김 위원장이 2020년 3월 21일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 발사 참관 이후 661일 만에 이번 극초음속미사일 최종 시험 현장을 찾은 건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은 그동안 무기 최종 완성 단계나 기술적 최종 확증 단계에서 현장 참관해 왔다”며 “이번에도 그러한 자신감이 드러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다음 도발 수순으로는 군 정찰위성 발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