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단일후보를 낸다면 누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나”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0~11일 전국 유권자 1011명에 이같이 질문한 결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한 사람은 35.6%,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선택한 사람은 39.6%로 나타났다. 4%포인트 격차로 오차범위 내에서 안 후보가 윤 후보를 꺾은 것이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소속 국회의원이 105명에 달하는 제1야당으로써는 머쓱한 결과물이다. 국회의원이 3명 뿐인 국민의당이 내놓은 후보가 단일화에 ‘더 적합한’ 인물로 꼽혔기 때문이다.
첫째는 응답자들 사이에서 단일화는 ‘불가능’하다는 답이 더 많다는 점이다. 응답자들이 내놓은 것은 답변은 ‘어차피 단일화는 안 될테지만 만약 한다면 안철수’라는 조건부 선택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단일후보를 내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가능’하다고 답한 이들은 43.5%, ‘불가능’하다고 답한 이들은 47.1%다.
둘째는 현실적으로 단일화를 고민한 이들 사이에서는 윤 후보의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단일화가 ‘불가능’하다고 답변한 이들의 42.5%는 안 후보를 압도적으로 선택했다. 윤 후보는 선택한 이들은 22.8%에 불과했다.
현실적으로 단일화를 고민한 이들 사이에서는 윤 후보의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셋째로 국민의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윤 후보로 단일화하는 데 거부감이 상당히 적다는 점이다.
응답자를 지지정당별로 분류해 봤을 때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두 사람의 단일화시 8.7%가 윤 후보 , 47.8%가 안 후보를 골랐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70.2%가 윤 후보, 24.2%가 안 후보를 선택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당원을 상대로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조사를 실시했을 때도 안 후보가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기 힘든 지표다.
안 후보는 작년 4·7 재보궐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당시 후보에 단일화의 고배를 마셨다.
안 후보의 높은 지지율은 ‘오세훈으로도 민주당을 이길 수 있다’는 여론조사에 앞에서 무의미했다. ‘우리 당’ 후보로도 승리할 수 있다면, 국민의힘 당원은 ‘우리 사람’을 뽑았다. 반면 국민의당은 ‘다른 당’ 후보라도 민주당을 이길 수 있다면 ‘저 쪽 사람’을 선택했다.
안 후보가 야권 단일화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안철수만 이재명을 이길 수 있다’는 시그널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이같이 강력한 지표는 찾기 힘들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국민의당 단일후보로 안 후보가 나왔을 때를 가정해 다자대결을 붙였을 경우 안 후보는 42.3%, 이 후보는 33.2%,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4.3%,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는 1.5%로 나왔다.
안 후보로 단일화 시 이 후보와의 격차는 9.1%포인트로 격차가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졌다.
국민의힘·국민의당 단일후보로 윤 후보가 나왔을 때는 윤 후보는 43.6%, 이 후보는 38.6%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후보로 단일화 시 이 후보와의 격차는 5.5%포인트로 오차범위 내였다. 이어 심 후보 4.3%, 김 후보 1.5%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당에서는 안 후보의 높은 지지율에 단일화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습이다.
국민의당의 이태규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윤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국민의 절대다수가 그걸 원하신다면 그건 그때 가서 판단해 볼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가 더 확실하게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는 후보인지에 대해 국민들께서 가르마를 타 주실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한민국 재향군인회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본부장의 발언은 “(유권자들이) 확장성이 더 큰 후보에,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몰아줄 것이라는 뜻”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반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후보가 잠깐 지지율이 반짝하는 경우 있다. 왜냐하면 선거 들어가면 양비론으로 일관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단일화에 대해서는 “진지한 고민을 안 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