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이동-미군기지 집단감염 겹쳐 오미크론 의심사례가 90% 차지 중증환자는 작년 7월의 20% 수준
지난해 12월 초만 해도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는 100명 이하였다. 하지만 올 들어 1만 명을 넘을 정도로 다시 급증세다. ‘방역 모범국’이 되는 것 같던 일본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NHK에 따르면 일본 전역 하루 확진자는 1일 534명, 4일 1265명, 7일 6204명, 12일 1만3244명 등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하루 확진자 1만 명 이상은 지난해 9월 9일(1만395명) 이후 4개월 만이다. 13일 오후 7시 현재 1만8673명이다.
일본 의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원인으로 크게 3가지를 꼽는다.
확진자 급증에도 일본 정부는 시민 행동 규제를 동반하는 긴급사태 발령에 신중하다. 지난해 7월 12일 도쿄에 긴급사태를 발령했을 때 전국 확진자는 현재의 10% 정도인 1505명이었다. 일본 정부 사정에 밝은 외교 소식통은 “상대적으로 중증환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정부가 긴급사태 발령에 소극적”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7월 29일 확진자가 1만 명에 이르렀을 때 전국 중증자는 539명이었지만 이달 12일은 105명이다. 도쿄도 중증자는 이날 현재 4명으로 중증자용 병상 사용률은 0.8%다. 전체 병상 사용률은 13.7%. 도쿄도는 전체 병상 사용률이 20%를 넘으면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 50%를 넘으면 ‘긴급사태’ 발령을 정부에 요청할 방침이다. 코로나19 대책 중 가장 강한 게 긴급사태, 그 다음이 중점조치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발 빠른 코로나19 대응으로 여론의 지지가 높아졌지만 감염자가 대폭 늘어나면 민심도 돌아설 수 있다. 지난해 12월 1일 시작한 부스터샷(3차 접종) 접종률은 12일 기준 0.8%에 그친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