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개국 강우량-생산성 관계 분석 고소득 국가일수록 더 큰 피해 농업보다 서비스업-제조업 타격
지난해 7월 유럽 전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집중강우로 피해를 입은 독일의 한 마을에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위키미디어 제공
비 오는 날이 늘어나면 경제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가 세계 경제에 잠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고소득 국가일수록 경제적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끈다.
레오니 벤츠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연구원 연구팀은 최근 40년간 77개국의 일일 강우량 데이터와 지역경제 생산량을 비교해 강우 일수와 강우량 변화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12일(현지 시간)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1mm 이상의 비가 내린 날이 직전 연도에 비해 하루라도 증가했을 경우 그 지역의 평균 경제 성장률은 약 1.35%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고소득 국가일수록 저소득 국가에 비해 경제적 타격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고소득 국가일수록 재난 피해를 복구할 여유가 있고 대응할 충분한 시스템을 갖춰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는 일반적 통념을 뒤집는 결론이다.
연구팀은 이번에 77개국을 총 1544개 지역으로 나눠 지역별로 1979∼2019년 비가 오는 날이 매년 얼마나 늘어났는지 분석했다. 또 40년간 일일 강우량 중 비가 많이 온 날 기준 상위 0.1%를 극한 일일 강우량으로 정했다. 이를 통해 얻은 비 오는 날의 증가 추이와 극한 일일 강우량 데이터를 각 지역의 지역내총생산(GRDP) 데이터와 결합해 분석하는 모델링을 개발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