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 발표를 하루 앞둔 13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하다. 2022.1.13/뉴스1 © News1
“정말 막막합니다. 영업시간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밤 9시 영업은 골목상권엔 통행금지나 마찬가지입니다.”
정부가 다음 주부터 사적모임 제한인원을 6인으로 완화했지만 영업시간을 오후 9시로 유지하자 자영업자들은 깊은 실망감을 넘어 분노를 나타냈다.
오호석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대 공동대표는 “마감을 하려면 오후 8시 이후로는 손님을 받을 수가 없다”면서 “특히 호프집, 꼬치집, 소주방, 선술집 등 2차 손님을 주로 받는 곳은 아예 영업을 하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중심가는 그래도 버티고 있지만 교외나 변두리상권, 지방상권은 초토화된 상태”라면서 “총리 면담에서 인원제한과 영업시간 중 급한 건 영업시간 연장이라고 분명히 밝혔는데 이렇게 영업시간이 동결되니 실망감이 더욱 크다”고 밝혔다.
경기석 자영업자비대위 공동대표도 “최소 자정까지 영업시간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이미 전달했다”며 “시간제한을 밤 9시로 하고 사적모임 인원제한을 조금 늘리는 건 소용이 없다”고 주장했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체념했다는 글도 줄을 이었다.
서울 강남구에서 초밥집을 운영하는 A씨는 “6인이나 4인이나”라며 “이럴 줄 알았다. 영업시간을 늘려줘야지 사적모임 인원을 완화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고 토로했다.
자영업자 B씨는 “오미크론이 지배종이 되면 확진자 수가 지금보다 몇배는 많아질텐데 3주 이후에도 거리두기는 절대 안 풀릴 것”이라며 “그냥 희망이 없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이제 포기하고 지원금이랑 대출 나오면 그거 받으며 살려고 한다”는 심경을 전했다.
전문가들도 이제는 거리두기를 완화해야 한다고 봤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교 교수는 “거리두기를 더 연장하면 그 효과가 둔화한다”며 “더 이상 확진자 수가 줄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는 거리두기로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위중증 환자를 중심으로 관리하는 ‘위드코로나’ 전략에 적합한 바이러스”라며 “중증도가 낮기 때문에 거리두기를 풀고 일상적으로 대응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