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메릴랜드 대학교
7일 세계 최초로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의 심장을 이식받아 화제를 모은 미국인 데이비드 베네트(57)가 34년 전인 1988년 고등학교 동창 에드워드 슈메이커를 칼로 7차례나 찌른 것으로 드러났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이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로 인해 징역 10년 형을 선고받은 베네트는 1994년 형기를 다 채우지 않고 출소한 반면 중상을 입은 피해자는 19년간 휠체어 생활을 하다 2007년 숨졌다. 흉악범에게도 ‘두 번째 삶’을 허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 또한 일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전과자가 장기이식 수술을 받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나 규정은 없다.
베네트는 범행 당시 슈메이커가 자신의 아내를 무릎에 앉히고 함께 어울렸다는 이유로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 복부, 가슴 등을 찔린 슈메이커는 상처 부위에 생긴 염증과 욕창 등으로 고생하다 사망했다.
슈메이커의 누나 레슬리는 “우리 가족은 그날 이후 트라우마에 시달렸다”며 베네트가 받은 심장은 더 자격 있고 절실한 사람에게 갔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자신의 동생은 19년간 고통 받았지만 가해자 베네트가 두 번째 기회를 얻은 것이 부당하다는 것이다. WP에 따르면 현재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미국인은 최소 10만6000명이며 매일 17명이 제 때 이식을 받지 못해 숨지고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