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의 9연승을 막고 팀의 4연패를 끊어낸 OK금융그룹 외국인선수 레오는 수훈 선수 인터뷰에 앞서 연신 고개를 숙였다.
레오는 1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우리카드전이 끝난 뒤 “인터뷰 시작 전에 한마디 하고 싶다. 아까 불미스러운 상황을 만들어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상황은 이렇다.
코트에 떨어진 공은 우리카드 리베로 이상욱의 몸에 맞고 네트 아래를 통과해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던 레오의 발밑으로 향했다.
이를 본 레오는 대뜸 오른발로 공을 걷어찼다. 레오가 찬 공은 2층 관중석으로 향했다. 쉽게 이해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레오는 “우리카드와 OK금융그룹 팬들이 많이 오셨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드려서 정말 죄송하다”고 미안해했다.
당시 상황을 두고는 “득점을 했고 이기고 있었지만 원래 우리가 갖고 있는 모습들이 안 나왔다. 선수들에게 자극을 주려고 했는데 (방법이) 잘못됐다. 무조건 내가 죄송하다”고 설명했다.
레오는 “시즌 중 부상을 당한 것은 처음이다. 그래서 나도 좀 놀랐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빠지게 돼 미안했다”면서 “복귀를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 의사는 최소 4주 이상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팀을 돕기 위한 마음으로 최대한 빨리 돌아왔다”고 전했다.
지난달 입국한 가족들은 레오를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이다.
레오는 “가족들이 지켜본 첫 경기에 하필 부상을 당했다. 어머니가 이후 경기장에 오는 것을 두려워한다. 괜찮다고 하는데 계속 집에 계시려고 한다”면서 “부기를 빼기 위해 따듯한 물과 얼음 등을 잘 준비해주신다”고 고마워했다.
한편 석진욱 감독은 레오의 행동에 대해 “(세트스코어가) 지고 있어서 답답함을 표출한 것 같다. 분명 레오의 잘못이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레드카드가 나오면 그 상대팀에 1점이 돌아간다.
심판진은 알렉스 사건 이후 앞으로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면 무조건 레드카드를 주기로 결정했고, 레오가 첫 번째 대상이 됐다. OK금융그룹을 포함한 구단들은 바뀐 내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판정이 나오자 거칠게 항의했던 석 감독은 “기준이 같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미리 이야기 해줬으면 그렇게까진 항의 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