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2년 만에 열린 프로농구 올스타전에서 ‘허삼부자’가 나란히 코트에 서며 체육관을 찾은 팬들을 활짝 웃게 했다.
팬 투표 1위 허웅(DB)은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하며 겹경사를 누렸다.
2021~2022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16일 오후 3시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팀 허웅’이 ‘팀 허훈’을 120?117로 꺾었다.
이날 정오 이후부터 팬들이 체육관 주변에 운집해 올스타전을 향한 큰 관심을 보였다.
허재 전 감독과 아들 허웅(DB), 허훈(KT)은 오랜만에 나란히 코트에 섰다. 두 아들은 경기 시작을 알리는 점프볼을 위해 섰고, 허 전 감독은 주심으로 깜짝 등장했다.
형 허웅과 동생 허훈은 올스타전의 주인공이었다.
팬 투표 100%로 선정한 올스타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한 허웅은 MVP를 수상했다. 3점슛 3개를 포함해 21점을 올렸다. MVP 상금 500만원을 받는다.
앞서 허웅은 총 26만4376명이 투표에 참가한 가운데 16만3850표를 획득,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002~2003시즌 이상민(현 삼성 감독)이 가지고 있던 올스타 최다 득표(12만354표) 기록을 갈아치웠다.
허훈은 13만2표를 받으며 2위에 올랐다.
주심으로 나선 허 전 감독은 두 아들 사이에서 공격 방향을 가르쳐주는 농담을 건네며 공을 올렸다. 1쿼터 4분18초 동안 휘슬을 잡았다. 작전타임 이후 교체됐다.
팬 투표 1위와 2위가 팀의 간판으로 나서는 방식에 따라 이번 올스타전은 ‘팀 허웅’과 ‘팀 허훈’의 대결이었다.
둘은 앞서 드래프트를 통해 각각 12명의 로스터를 구성했다.
형제는 2쿼터에서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나오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패러디한 아이솔레이션 플레이로 대결을 갖기도 했다.
올스타전의 꽃 덩크슛 콘테스트에선 신인 하윤기(KT)와 오마리 스펠맨(인삼공사)이 각각 국내선수와 외국인선수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하윤기는 ‘베이비 헐크’라는 별명에 어울리게 헐크 마스크와 복장을 하고 나와 눈길을 사로잡았다.
용산고 졸업 예정자인 국가대표 여준석은 이벤트 성격으로 덩크슛 콘테스트에 참가해 윈드밀 덩크슛을 선보였다.
3점슛 콘테스트에선 이관희(LG)가 허웅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3점슛과 덩크슛 콘테스트 우승자는 200만원씩 받는다.
한편, 축제 중에도 의미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경기를 앞두고 지난 12일 밤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표명일 양정고 농구부 코치를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역 시절 성실한 자세로 후배들의 귀감이 됐던 그는 2003~2004시즌 식스맨상과 기량발전상을 받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