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에게 신뢰를 얻는 것은 성공의 전제 조건이다. 어느 직장에서나 마찬가지다. 신뢰 없이는 동료들의 지지나 지원을 얻기 어렵고, 신뢰 여부에 따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동료들과 진심으로 소통하고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싶은 이들에게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5가지 기술을 활용해볼 것을 제안한다. 이 기술은 스스로를 다차원적 인간으로 만들고 상대방과의 공통점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첫째,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주제를 찾으려면 다재다능한 사람이 돼야 한다. 다양한 관심사에 취미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집을 떠나지 않고도 온라인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유명 소믈리에와 와인을 마실 수도 있고, 소셜미디어인 ‘틱톡’에서 뜨개질을 배울 수도 있으며, 비대면 독서 모임에 나가 책 애호가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는 시대다. 물론 가정이나 회사에서 맡은 역할도 많은데 직장 외 관심사에 시간을 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달력에 매주 일정 시간을 체크해 두고 새로운 기술이나 취미를 배우는 시간으로 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도전하는 모든 분야에서 반드시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둘째, 거짓 모습을 꾸며내면 안 된다. 거짓으로 공통의 관심사를 지어내거나 진실한 태도로 임하지 않으면 신뢰를 구축하려는 시도는 실패하고 만다. 상대방의 관심사 중 하나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어 새로 들어온 동료가 와인 전문가라면 와인에 대한 책을 서둘러 사거나 와인 강의에 등록해 전문가인 척하는 대신, 와인에 대해 더 배우고 싶다는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는 게 낫다. 학생을 자처하고 상대방에게 선생님이 될 기회를 주는 게 진실한 관계를 구축하는 길일 수 있다.
넷째, 받기 위해서는 먼저 줘야 한다. 상대방이 입을 열게 하려면 먼저 자신에 대한 정보도 솔직하게 제공해서 상대방도 편안하게 속내를 털어놓도록 만들어야 한다. CIA 훈련에서 작전 요원에게 정보원과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고 비밀을 털어놓게 만드는 방법을 가르칠 때도 이 같은 접근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동료가 직장에서 어떤 스트레스를 받는지 솔직히 말해주기를 바란다면 최근에 겪었던 비슷한 상황을 먼저 이야기하며 상대방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협상에서 타협점을 찾거나 단순히 동료와 어색함을 없애고자 짧은 대화를 나눌 때도 ‘받기 위해 먼저 주기(Give to get)’는 상대의 마음을 열게 만드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된다.
마지막으로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CIA 작전 요원이 회의 후 내용을 메모하는 것처럼 다음번에 만났을 때 어떤 대화를 나눌지 기억할 수 있도록 상대방에 대해 알게 된 점을 메모해야 한다. 기밀 정보를 적어두라는 게 아니다. 바쁘게 지내다 보면 기억하지 못할 수 있는 상대방의 삶에 대한 작은 세부 사항을 기록해두라는 의미다. 만약 동료가 마라톤 훈련을 하고 있다면 다음에 그를 만났을 때 마라톤 훈련은 잘되고 있는지 물어볼 수 있도록 적어두는 것이다. 사람들은 삶의 소소한 사항을 누군가 기억해주면 특별함을 느끼며 다시 언급하고 질문해줄 때 더욱더 감동을 받는다.
동료와 신뢰를 구축하는 능력은 아이디어에 대한 지지를 얻는 한 가지 방법일 뿐이다. 하지만 CIA에서 배운 5가지 기술을 사용한다면 커리어에서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직장에서 성취하는 것의 대부분은 관계를 쌓고 동료들의 신뢰를 얻는 것에 달려 있으며 시간을 들여 유대감을 쌓고 공감을 나누는 과정이 개인을 성공의 길로 이끌어줄 수 있다.
이 글은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한국어판 디지털 아티클 ‘동료들과 라포르(Rapport)를 형성하는 5가지 방법’을 요약한 것입니다.
크리스티나 힐스버그 전 CIA 정보 분석가
정리=김윤진 기자 truth3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