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타워크레인 기울어진 채 매달려… 2, 3일간 보강작업 후 해체 시작 실종자 5명 수색 장기화될 듯… 가족들 “현산의 구조 의지 부족”
16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에서 소방당국이 인명구조견과 함께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3시46분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화정동 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 201동 건물이 38층부터 23층까지 무너져 작업자 6명이 실종됐다. 6명 중 1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나머지 5명의 생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2022.1.16/뉴스1 © News1
16일 광주시와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대책본부)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구조대원 200여 명과 구조견 8마리, 구조장비 47대를 투입해 6일째 수색 작업을 이어갔다. 소방 관계자는 “오늘(16일) 중 지상 1층까지 쌓여 있는 모든 건물 잔해를 치울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대책본부는 타워크레인을 이날 중 해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날 사고 현장을 둘러본 해체 작업자들이 ‘작업중지권’을 발동하면서 무산됐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현장 작업자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작업을 중단할 권리가 있다.
대책본부는 2, 3일간 타워크레인 고정 장치 보강 작업을 마친 후 해체 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또 앞서 설치된 120m 높이의 해체용 대형 크레인을 보조하기 위해 크레인 4대를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민성우 현대산업개발 안전경영실장은 “21일까지는 해체를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색이 장기화되자 실종자 가족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실종자가족 대책위원회 대표 안모 씨(45)는 “17일까지 실종자가 발견되지 않으면 지상에서 발견될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실종자의 딸로 알려진 A 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현대산업개발은 실종자 수색 작업보다는 부실 공사 해명과 책임 회피, 재시공 관련 일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14일 지하 1층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된 60대 남성 김모 씨의 빈소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차려졌다. 빈소를 지키던 아들(36)은 “지난주 아버지 생신 때 통화하면서 ‘예쁜 손주 보고 싶다’고 웃으시던 게 마지막이었다”며 “큰 빌딩을 지날 때면 ‘저거 내가 지었다’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시던, 자부심 넘치던 아버지가 붕괴 사고라는 말도 안 되는 일을 당하셨다”고 허탈해했다.
광주=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광주=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광주=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