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 영화관의 무한변신
영화관들이 살아남기 위해 공간 변주에 나섰다. CGV피카디리1958가 상영관을 개조해 만든 클라이밍짐에서 클라이머들이 실내 암벽 타기를 즐기고 있다. CGV 제공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CGV피카디리1958 내에 자리한 클라이밍짐 ‘피커스(PEAKERS)’. 곳곳에서 “아” 하는 탄식과 “나이스”를 외치는 환호가 번갈아 터져 나왔다. 바닥에 앉아 클라이머가 암벽을 타는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내는 소리였다. 암벽 높이 및 경사별로 구역은 4개로 나뉘었다. 가장 높은 암벽은 높이가 6m에 가까웠다. 평일임에도 70명 안팎이 암벽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CGV는 7일 이 영화관 지하 4층 359석 규모의 상영관 두 곳을 개조해 만든 클라이밍짐을 개관했다. 층고가 높은 상영관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시설을 찾다가 클라이밍짐으로 바꾼 것. 탁 트인 층고 덕에 개관 일주일 만에 젊은 클라이머의 도심 속 성지로 자리 잡았다.
황재현 CGV 커뮤니케이션팀장은 16일 “코로나 시대 이전의 틀에 갇혀 영화관을 영화만 보는 공간이라 생각하면 살아남기 어렵다. 위기의식을 갖고 여러 아이디어를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실내 스포츠 경기장으로 개조한 메가박스코엑스의 한 상영관에서는 주짓수 대회가 열렸다. 메가박스 제공
상영관을 별도로 개조하지 않고 탈바꿈한 곳도 많다. CGV 왕십리는 같은 건물에 있는 결혼식장과 제휴해 상영관을 결혼식 현장 생중계용으로 빌려준다.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에 따라 결혼식장에 들어갈 수 있는 하객 수가 제한된 것에 착안했다. CGV 여의도 등에선 상영관에서 경제·투자 관련 강의를 진행하는 ‘사이다경제: 사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롯데시네마 역시 지난해 대형 스크린으로 세계 각국의 관광 명소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팝업 트래블 라이브’를 진행하는 등 영화관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메가박스신촌은 로비를 ‘피맥펍’으로 바꿨다. 손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