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미·서방국 간 연쇄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고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 접경 지역에 군 배치를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미 CNN 인터뷰에서 “우크라와 접한 러시아 영토에 러시아군이 주둔하고 있다”며 “매우 긴장된 상황과 (러시아에) 비우호적인 환경에 직면해 군 주둔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이 지역에서 각종 군사 훈련을 하고 러시아 국경을 향해 군사 인프라를 이동하고 있어 우리는 이에 대응하고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그것이 우리가 우리 영토에 병력을 배치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말 뿐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토가 공격·방어용 무기를 배치하고 우크라 군을 훈련하는 등 점진적으로 우크라 영토로 (영향력을) 확대했다”며 “이것이 우리를 레드 라인으로 이끌었고 현재의 상황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다만 미국 및 나토와의 협상에 실패하더라도 우크라에 대한 군사 행동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우크라 동부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있는 돈바스 지역에 러시아 군이 목격됐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선 “크렘린궁 대변인으로서 우크라 영토에 러시아군이 없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은 미국이 제재를 가할 경우 양국 관계를 단절할 수 있다는 경고도 거듭했다. 미국은 ‘전례 없는’ 제재를 경고한 상태이며, 미 의회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당국자 등에 대한 제재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어 “제재가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됐던 상황이 있었는가, 제재가 한 국가가 특정 단계를 밟게 하는데 정말 효과적이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그런 일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이달 중순에서 내달 사이 우크라 침공을 시작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러시아가 거짓 선전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가혹한 경제 제재와 ”대가“를 또 다시 경고했다. 지난주 우크라 정부 웹사이트 70여 개를 겨냥한 사이버 범죄와 관련해서도 ”러시아의 소행으로 드러나면 동맹과 함께 적절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는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했지만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