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크렘린궁 “우크라 접경 군 배치 불가피…나토 위협 때문”

입력 | 2022-01-17 11:53:00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미·서방국 간 연쇄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고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 접경 지역에 군 배치를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미 CNN 인터뷰에서 “우크라와 접한 러시아 영토에 러시아군이 주둔하고 있다”며 “매우 긴장된 상황과 (러시아에) 비우호적인 환경에 직면해 군 주둔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이 지역에서 각종 군사 훈련을 하고 러시아 국경을 향해 군사 인프라를 이동하고 있어 우리는 이에 대응하고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그것이 우리가 우리 영토에 병력을 배치한 이유”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1990년대 미국이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대통령에게 나토의 비확장을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재차 상기하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나토가 “평화의 비둘기(dove of peace)”가 아닌 “대립의 무기(weapon of confrontation)”가 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처음에는 말 뿐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토가 공격·방어용 무기를 배치하고 우크라 군을 훈련하는 등 점진적으로 우크라 영토로 (영향력을) 확대했다”며 “이것이 우리를 레드 라인으로 이끌었고 현재의 상황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다만 미국 및 나토와의 협상에 실패하더라도 우크라에 대한 군사 행동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우크라 동부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있는 돈바스 지역에 러시아 군이 목격됐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선 “크렘린궁 대변인으로서 우크라 영토에 러시아군이 없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은 미국이 제재를 가할 경우 양국 관계를 단절할 수 있다는 경고도 거듭했다. 미국은 ‘전례 없는’ 제재를 경고한 상태이며, 미 의회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당국자 등에 대한 제재안을 발의한 상태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잠재적으로 이런 제재는 양국 관계 단절을 초래할 수 있고, 러시아와 미국 어느 쪽에도 도움이 도음이 되지 않는다”며 “이것은 큰 실수”라고 위협했다.

이어 “제재가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됐던 상황이 있었는가, 제재가 한 국가가 특정 단계를 밟게 하는데 정말 효과적이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그런 일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이달 중순에서 내달 사이 우크라 침공을 시작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러시아가 거짓 선전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가혹한 경제 제재와 ”대가“를 또 다시 경고했다. 지난주 우크라 정부 웹사이트 70여 개를 겨냥한 사이버 범죄와 관련해서도 ”러시아의 소행으로 드러나면 동맹과 함께 적절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는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했지만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