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냉장고는 서울대 재학생들이 만든 스타트업 기업 ‘다인테이블’이 만든 공유 냉장고다. 음식물 폐기를 줄여 환경 보호에 기여하겠다는 의미에서 그린냉장고란 이름을 붙였다.
그린냉장고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주민들은 모든 종류의 음식과 식재료를 여기에 넣을 수 있다. 그러면 필요한 사람이 무료로 가져가면 된다.
얼핏 보면 구청이나 복지시설이 운영하는 음식공유 프로그램과 비슷하지만, 다른 점은 포인트 제도다. 음식을 가져오는 사람은 공유한 음식 무게에 따라 포인트를 받은 뒤 현금화할 수 있다. 음식의 무게를 재고 운영진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면 고기와 야채 등 일반 식료품은 냉장고에 넣은 무게의 50%, 음료 등 액체류는 25%를 포인트로 준다. 예를 들어 감자 1㎏을 냉장고에 넣으면 ‘인증’ 후 500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포인트가 1000을 넘으면 현금화할 수 있다. 박민준 다인테이블 대표는 “주변 제로웨이스트 가게에서 포인트를 쿠폰처럼 활용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운영한 지 채 한 달이 안 됐지만 주민들의 호응도 높다. 하루에 선반 5칸이 거의 가득 차고, 금세 비워진다. 대용량으로 구입했다가 남은 통조림 식품이나 햇반, 과자 등이 많이 들어온다. 건강보조 식품이나 마스크를 넣어두는 주민들도 있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보관 중인 음식 현황을 알 수 있어 헛걸음하는 경우도 드물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