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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간대 총장 교직원과 불륜으로 해고…“아프냐, 나도 아프다”

입력 | 2022-01-17 15:40:00


최근 미국 미시간대학교 총장이 교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온 것이 드러나 파면됐다. 조사 과정에서 이들은 대학 이메일 계정을 통해 사담을 나누고 애정행각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시간대 운영이사회는 총장 마크 슐리슬(63)이 교직원과 주고받은 이메일을 포함해 이들이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온 증거를 다수 확보했다며 지난 15일 슐리슬을 즉시 해고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대학 측은 슐리슬과 교직원의 관계를 조사한 내용을 담아 118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슐리슬이 학교 이메일 계정을 사용해 여성 교직원과 사적으로 나눈 이메일 내용이 포함됐다.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7월1일 교직원이 이메일로 “마음이 아프다”라고 하자, 슐리슬은 “알아, 나도 아프다”라며 “나는 여전히 내가 방법을 찾을 수 있을 만큼 강인했으면 좋겠다”고 답장을 보냈다.

이어 슐리슬은 지난 11월에는 해당 교직원이 미시간 대학 농구 경기에서 자신의 옆자리에 앉지 않은 데 실망을 표하며, “내가 (그 경기에) 가는 데 동의한 단 하나의 이유는 너(교직원)랑 가기 위해서였다”라고 이메일을 보냈다.

그러면서 해당 교직원에게 “섹시하다”고 하거나, “집을 30일 정도 비울 수 있다”라며 이메일을 보낸 기록도 드러났다.

앞서 학교 측은 지난달 8일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슐리슬과 교직원이 부적절한 관계라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해당 제보를 바탕으로 착수한 조사에서 “슐리슬이 지난 몇 년간 (미시간) 대학의 명성과 품위에 맞지 않는 방식으로 교직원과 소통하는 데 대학 이메일 계정을 사용한 것을 발견했다”라고 미시간 대학은 전했다.

미시간대학 운영이사회 측은 두 사람이 주고받은 이메일이 “부적절한 어조와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했다”며, 슐리슬이 공식 업무를 불륜에 활용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2020년 미시간대 학장 마틴 필버트가 여성 8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을 당시, 슐리슬은 “(미시간 대학이) 모두에게 안전하게끔 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라며 대학 측에 편지를 보낸 바 있다.

미시간대 운영이사회는 과거 슐리슬이 직장 내 성추문에 반(反)하는 편지를 보냈던 점을 고려하면 그가 저지른 불륜이 “특히나 지독하다”고 꼬집었다.

앞서 미시간대학이 지난 1일에 제공한 인물 설명을 보면 슐리슬은 2014년부터 총장직을 역임하며 92만7000달러(약 11억원)에 달하는 연봉을 받아왔고, 슬하에는 자녀 4명이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오는 2023년 6월에 총장직에서 내려올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이번 사건으로 예정보다 이른 시점에 타의로 총장직에서 내려오게 됐다. 이에 슐리슬은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슐리슬이 즉각 해고됨에 따라 공석이 된 자리에는 앞서 총장직을 역임했던 메리 수 콜먼이 임시로 지명됐다. 콜먼은 “매우 기쁘다”라며 “미시간 대학을 위해 다시 봉사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영광”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