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사업팀 신설 ‘친환경’ 박차 지난달 CO2 자원화 설비 완공… 폐플라스틱 활용 수소 생산도 추진 내달 3, 4일 일반청약 뒤 상장 예정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제철 인천공장 부지에 조성한 이산화탄소 포집 및 자원화 설비.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현대엔지니어링이 최근 수소 관련 사업 추진을 총괄하는 수소사업추진팀을 신설하고 수소를 비롯한 친환경·에너지 관련 신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음 달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다양하고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블루수소 생산해 탄소중립 앞당겨”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전사적으로 ‘블루 수소’ 생산을 위한 투자 및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블루 수소는 이산화탄소 자원화 설비와 암모니아 분해 기술을 활용해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수소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블루 수소는 다른 수소보다 친환경적이고 경제성도 높은 수소로 꼽혀 글로벌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7월 이산화탄소 자원화와 청정 수소 생산 사업 등을 전담하는 ‘G2E(Green Environment & Energy) 사업부’를 출범시키며 신사업 진출을 본격화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현대제철 인천공장 부지에 이산화탄소 포집 및 자원화 설비가 완공됐다. 설비가 정상 가동되면 하루에 이산화탄소 3.2t을 투입해 수소 72kg과 탄산염 7.2t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순도 높은 수소를 생산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기술이 상용화되면 연간 10만 t 규모의 폐플라스틱을 처리해 고(高)순도 수소를 2만2000t가량 얻을 수 있다. 이는 수소차 15만 대가 1년간 운행(연간 1만4000km 운행 기준)할 수 있는 양이다. 지난해 관련 기술 실증 테스트가 끝났고 올해부터는 플랜트 건설을 시작해 2024년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암모니아를 활용한 수소 생산도 현대엔지니어링이 주목하는 분야다. ‘암모니아 분해 수소 생산 시스템’이 사업화되면 1개 컨테이너 규모 설비에서 하루에 수소 300kg을 얻을 수 있다. 이는 하루에 수소차 ‘넥쏘’ 약 5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입지 제약이 크지 않고 에너지 투입도 매우 적기 때문에 기존 수소 생산 방식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지속 발전 유도
현대엔지니어링의 매출 비중(2020년 사업보고서 기준)은 △플랜트·인프라가 45.5% △건축·주택 43.5% △자산관리 및 기타 11.0%로 구성된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변동이 심한 국내외 건설 경기에 대응해 특화된 사업전략을 펼칠 수 있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이 가능하다”면서도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차원에서 수소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달 25·26일 기관 수요예측, 2월 3·4일 일반 청약을 거쳐 2월 중 상장할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는 청정 수소 생산 분야뿐만 아니라 태양광, 초소형모듈원전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 분야로의 확대에도 초점을 맞춰 글로벌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