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P! 미세먼지]〈2〉대규모 미세먼지 저감기술 성과 촉매로 질소산화물 70∼90% 제거… 전 세계서 가장 낮은 온도로 성공 내년 석유화학공장 등에 적용 가능… 과기정통부-민간기업 공동 연구 선박 오염물질 제거 기술 만들고, 제철소용 집진설비 최초 개발도
[위쪽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하 출연연구기관은 지난해 9월 전남 여수시 금호석유화학 제2에너지 열병합발전소에 대기오염 물질 감축 장비를 실험하기 위한 선행 연구실을 설치했다. [가운데 사진]발전소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의 일부를 연구실로 끌어와 [아래쪽 사진]화학 촉매 소재를 통과시켜 유해물질인 질소산화물을 걸러낸다. 화학 촉매 소재는 배기가스 속 질소산화물의 90% 이상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제공
초미세먼지(PM2.5)를 구성하는 입자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질산·황산염(58.3%)이다. 화석연료의 연소나 자동차 운행 과정에서 나오는 물질이 화학반응을 통해 초미세먼지의 구성 물질이 되는 것이다. 과기정통부와 산하 출연연구기관은 이러한 미세먼지 구성 물질을 없애는 연구개발(R&D)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화학 촉매 활용해 오염물질 걸러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은 지난해 9월부터 실증 연구를 진행해 열병합발전소에서 나온 배기가스 속 질소산화물의 90% 이상을 화학 촉매 소재가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기존보다 30도 낮은 190도 환경에서도 질소산화물을 걸러낼 수 있는 촉매 기술을 적용했다.
한국기계연구원 등은 2020년 9월부터 1년간 경남 하동군에 있는 500MW 규모의 화력발전소에서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을 동시에 감축할 수 있는 실증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연기의 1000분의 1가량을 활용해 실험을 진행했고 오염물질을 습식 촉매를 활용해 덩어리 형태로 만들어 걸러내는 데 성공했다.
실험 결과 습식 촉매가 1분간 경유(디젤) 자동차 6000대가 배출하는 양의 대규모 질소산화물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화력발전소에서 활용하던 기존 대기오염물질 저감 장비보다 미세먼지를 70%가량 더 감축할 수 있었다.
김학준 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실증 연구 결과를 종합해 폐기물 소각시설, 시멘트 제조시설, 발전소 등에 상용화해 적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관 협력으로 저감기술 개발… 해외 수출까지
대표적인 성과가 대형 선박 엔진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을 비교적 저온 상태에서 걸러주는 기술이다. 독일 일본 등의 유력 기업에서 10년 가까이 도전해도 개발에 실패한 기술을 국내에선 1년 만에 성공해 현장에 적용했다. 저감 기술을 적용한 선박 엔진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약 90% 줄었다.
제철소에서 활용할 수 있는 초미세먼지 고효율 집진 설비도 세계 최초로 실증 연구에 성공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실험을 위해 활용한 이 설비는 길이 15m로 세계에서 가장 길다. 고효율 집진 설비는 길이가 길수록 더 깊은 곳에서 오염물질을 흡입할 수 있어 미세먼지 저감 효율이 커진다.
설비의 폭 등을 좁혀 전체 설치면적은 기존보다 40%, 운영비용은 30% 줄였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제철소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 농도를 85%가량 저감할 수 있는 효과를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자료를 계속 축적해 본격적인 사업화 추진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국방부와 협업해 군용 특수차량에 별도 개발한 매연 저감 장치를 장착해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줄이기 위한 실증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1년 10개월간 군용 특수차량 160대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미세먼지 발생량이 9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앞으로 군용 특수차량에 매연 저감 장치를 대규모로 보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