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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잡는 BTS’ 첫 출격… “신선해” “무리한 상업화” 엇갈려

입력 | 2022-01-18 03:00:00

BTS를 주인공 삼은 웹툰-웹소설… ‘세븐페이츠: 착호’ 지난 주말 공개
조선시대 ‘착호갑사’서 아이디어… 토요 웹툰 평점 다소 낮은 7.7
“굳이 BTS 이름 달아야했나…”
영어 등 외국어 플랫폼에선 9.9



15일 프롤로그와 1화가 공개된 웹툰·웹소설 ‘세븐페이츠: 착호’의 등장인물들은 방탄소년단 멤버를 모티브로 삼았다(위쪽 사진). 아래쪽 사진은 ‘착호’ 속 캐릭터로 분장한 방탄소년단과 각 캐릭터 이름. 왼쪽부터 제이홉(호수) 지민(하루) 진(환) 정국(제하) 뷔(주안) 슈가(세인) RM(도건). 네이버웹툰·하이브 제공


음력 1월 16일 서울 종로구 인왕산에서 시체 24구가 한꺼번에 발견된다. 모두 처참하고 끔찍하게 훼손돼 있다. 참사 현장의 유일한 생존자는 ‘제하’. 형사는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실려 온 그에게 이것저것 캐묻지만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살해사건이 이어진다. 거대한 발톱자국, 흐르는 피를 혀로 핥거나 날카로운 이빨로 물어뜯은 흔적이 시신에서 발견되는데…. 대체 이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15일 프롤로그와 1화가 공개된 웹툰·웹소설 ‘세븐페이츠: 착호(7FATES: CHAKHO·착호)’는 방탄소년단(BTS) 멤버 7명을 각각 모티브로 한 주인공들이 사람을 공격하는 범을 막는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다. 조선시대 범을 잡기 위해 특별히 뽑은 군사인 ‘착호갑사(捉虎甲士)’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BTS 소속사인 하이브가 네이버웹툰과 협업해 제작했다.

17일 기준 웹툰 착호는 네이버웹툰 중 경쟁이 치열한 토요 연재물 72개 중 32위에 올라 있다. 유튜브에 공개한 광고영상이 조회 수 5000만 회를 넘어서며 큰 관심을 모은 데 비하면 상대적으로 성과가 작은 편이다. 평점은 1화 기준 10점 만점에 7.7점. 토요 연재 웹툰들의 평점이 8, 9점대인 걸 감안하면 다소 낮다. 같은 내용의 웹소설은 평점이 10점 만점에 7.3점을 받았다.

다만 독자들 사이에서는 “역사적 사실인 착호갑사를 현대로 옮겨온 게 신선하다”, “이야기와 그림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호평도 나오고 있다. 웹툰이 10개 언어로 동시에 공개된 만큼 국내 웹툰을 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네이버웹툰의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플랫폼에서는 9.9점의 높은 평점을 받았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국내 독자들은 웹툰에 대한 눈높이가 높은 편”이라며 “그림의 품질에 대한 긍정적 피드백은 많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현재까지 공개된 작품만 놓고 보면 웹툰 서사와 BTS의 관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BTS 팬클럽 아미 내에서도 BTS를 무리하게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야기 소재나 그림 품질이 좋은 만큼 굳이 BTS 이름을 달지 않아도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아미는 적극적으로 소속사의 행보에 각을 세우고 의견을 내는 적극적 팬덤층”이라며 “무리한 상업화 시도라는 반발이 있다면 콘텐츠 제작에도 신중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는 16, 17일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엔하이픈을 각각 주인공으로 한 웹툰·웹소설 ‘별을 쫓는 소년들’과 ‘다크문: 달의 제단’도 공개했다. 하이브가 인기 아이돌 가수의 팬덤과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스토리 산업으로 외연을 넓히려는 행보다. 이융희 청강문화산업대 교수(웹소설 창작 전공)는 “BTS를 좋아하는 웹툰·웹소설 독자를 겨냥해 팬덤을 확장하려는 시도는 긍정적이다”라며 “단기적 성과보다 새로운 도전이라는 점에 의미를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