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에 168억원 상납 받았고, 교통신호도 지켜본 적이 없다” 中 CCTV ‘반부패 다큐’에 나와 실토… “시진핑, 3연임 준비 기강잡기” 분석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중국 경찰 조직 공안부의 2인자를 지냈다가 부패 혐의로 낙마해 재판을 받고 있는 쑨리쥔(孫力軍·53·사진) 전 공안부 부부장이 심복 왕리커(王立科·58) 전 장쑤성 정법위원회 서기에게서 상납 받은 금액만 9000만 위안(약 168억 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중국중앙(CC)TV로 방영된 반부패 다큐멘터리 시리즈 ‘무관용’ 제1편에 등장한 쑨 전 부부장은 권력에 취해 재물을 탐하고 사단을 만들었으며 교통 신호조차 지켜본 적이 없다며 스스로를 혹독하게 비판했다.
쑨 전 부부장은 이날 방송에서 “왕리커가 1년에 4, 5번 정도 베이징에 왔는데 매번 내게 작은 해산물 상자에 30만 달러(약 3억6000만 원)를 넣어서 줬다”고 토로했다. 자신 또한 그가 장쑤성에서 승승장구하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그를 자신의 사람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쑨 전 부부장은 “내 힘은 점점 커졌고 더 엄중한 죄를 지었다”며 “과거에는 교통 신호를 위반한 적이 없었는데 공안부에 부임한 후에는 신호 위반을 매우 정상적인 것으로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CCTV는 중국공산당의 최고 사정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와 함께 ‘무관용’을 제작했다. 이번 시리즈 제작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될 올해 하반기 공산당 제20차 당대회를 앞둔 기강 잡기 용도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