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태평양 통가 인근 해저 화산 폭발에 따라 태평양 군도 국가와 환태평양 국가에 쓰나미, 화산재 등 연쇄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통가 인근 해저 화산이 지난 4일간 3차례 분화했으며, 대규모 화산재로 덮여 있어 원활한 피해 현황 파악과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호주 기상청은 17일에도 훈가 통가 훈가 하파이 화산에서 폭발이 있었지만, 쓰나미 경보는 발령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호주와 뉴질랜드는 피해 규모 파악을 위해 정찰기를 띄웠다.
제드 세셀자 호주 국제개발·태평양 장관은 “(해안) 리조트들에 피해가 심각하다”라며, 통가 공항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세셀자 장관은 화산 폭발로 인한 “대규모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미국 ABC TV에 전했다.
다만 유엔은 지난 17일 조난 신호를 감지했다며, 통가 포노이·망고 섬 주민들의 안전에 우려를 표했다. 통가 정부는 앞서 포노이섬에는 69명, 망고섬에는 36명이 거주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통가는 현재 화산 폭발 영향으로 주요 통신선이 단절된 상태로, 정상적인 연락 복구에는 수주가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폭발과 함께 발생한 대규모 화산재가 지난 주말 사이 이불처럼 통가를 뒤덮었다. 이에 따라 두꺼운 화산재 구름이 해당 지역 하늘을 잿빛으로 물들였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지난 16일 통가 주재 대사관 접촉 후 “화산재 구름이 심각한 오염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 아동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은 화산재와 연기 오염으로 통가에서 안전한 식수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했다.
이에 알렉산더 마테우 적십자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오염된 식수 정화, 피난 쉼터 제공 등이 급선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17일 오전 피해 규모 파악을 위한 호주 정찰기가 화산재로 이륙에 어려움을 겪다 출발하기도 했다.
호주 퀸즐랜드 기상청은 소셜미디어(SNS)에 “만약 당신이 유독 멋진 일출을 봤다면, 통가 화산 폭발 화산재에 햇빛이 산란해서 그런 것”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15일 폭발이 지난 30년간 지구상에 발생한 화산폭발 중 가장 대규모였던 것으로 추정했다.
화산폭발의 영향으로 통가에서 가장 큰 섬 통가타푸 누쿠알로파 인근에서는 지난 15일 1.2m 크기 파도가 기록됐다. 이어 피지, 사모아, 바누아투 등 태평양 섬나라들에 쓰나미 경보가 내려졌다.
이에 더해 뉴질랜드, 일본, 페루, 미국 일부와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도 쓰나미 경보와 주의보가 내려졌다.
일본 북동부 이와테현에서는 2.7m 높이의 쓰나미가 관측된 데 이어, 다른 지역에서도 소규모 쓰나미가 잇따랐다고 일본 NHK는 전했다. 이어 지난 16일 일본에서 쓰나미 경보가 해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캘리포니아, 알래스카, 하와이 등에서도 쓰나미가 관측됐다. 샌디에고 기상청은 미국 서부 해안에서 약 1.2m 파도가 일었다고 밝혔다.
15일 통가에서 쓰나미에 휩쓸려 실종됐던 영국인 앤절라 글러버(50)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글러버의 가족은 전했다.
당시 기르던 강아지들을 구하러 동물보호소에 갔다 실종됐던 글러버의 시신은 수색 끝에 남편 제임스에 발견됐다. 글러버와 함께 파도에 휩쓸렸던 남편은 나뭇가지를 잡고 혼자 살아남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러버의 동생은 “가족 모두 슬픔에 빠져있다”라며 “가족끼리 조용히 애도하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페루 북부 해안에서도 지난 15일 쓰나미에 휩쓸린 2명이 익사했다고 전해졌다.
케이티 그린우드 적십자회 국제연맹 태평양지부장은 통가 화산 폭발에 따른 쓰나미 피해자가 약 8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