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하는 류현진(35·토론토), 김광현(34·자유계약선수)은 비 시즌을 맞아 제주 서귀포 강창학야구장 일대에서 개인훈련을 하고 있다. 개인훈련이라고는 하지만 ‘나홀로’ 훈련은 아니다. 국내에서 활약하는 프로선수들과 어울려 하며 야구종가 미국의 선진시스템을 공유해주는 역할까지 하고 있다.
두 선수의 훈련의 최대 수혜자가 된 팀이 있다. 지난해 최하위에 그쳤지만 리빌딩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화다. 두 선수의 훈련 파트너로 한화 소속 선수만 6명이 엮여 있다.
KBO리그에서 활약할 당시 한화 소속이던 류현진의 친정팀 후배사랑은 유명하다. 미국에 진출한 이후 국내에서 비 시즌을 보낼 때마다 친정팀 후배들과 자비를 들여 개인훈련을 진행해왔다. 1990년생 듀오인 장민재, 이태양(SSG·전 한화)과 1명을 더해 4인 1조다. 지난해에는 해외파 출신의 김진영(30)이 함께 했고 김진영의 은퇴로 생긴 빈 자리에 ‘포스트 류현진’을 꿈꾸는 왼손 유망주 김기탁(24)이 새로 합류했다. 지난해부터 류현진의 전담 트레이너가 된 장세홍 트레이너의 지도 하에 웨이트트레이닝, 2인 1조로 캐치볼 등을 진행하고 있다.
김광현의 경우 조합이 조금 복잡하다. 이번 훈련을 계획할 당시 김광현은 SK(현 SSG)시절 친했던 선배 정우람(37)과 함께 하기로 했다. 현재는 한화맨이 된 정우람은 여기에 팀 후배인 임준섭(33), 김이환(22), 김기중(20) 등 평소에 눈여겨보던 후배들을 합류시켰다. 후배들의 훈련경비는 정우람이 부담한다.
‘류현진 조’, ‘김광현 조’는 공식적으로는 각기 다른 훈련 팀이지만 강창학야구장 등 훈련장소가 겹쳐 마주치는 일이 잦다. 개인훈련이고 각기 다른 조에 속해 한 팀이라고 눈에 띄게 모여 있기는 힘들지만 한화 선수들은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왼손투수인 류현진, 김광현, 그리고 정우람의 훈련법, 루틴 등을 자신의 취향에 맞는대로 보고 익힐 수 있게 됐다. 삼십대 중후반에도 MLB, KBO 무대를 주름잡은 선수들이기에 배울 수 있는 게 많다.
특별한 전력보강이 없지만 수년 동안 유망한 선수들을 수집해온 한화는 지난해 김민우(27)라는 든든한 토종선발을 결국 키워냈다. 팀이 최하위일 정도로 전력이 약한 상황에서도 김민우는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했다.
한화는 현재 외국인 원투펀치, 김민우 외에 나머지 4, 5선발에 대한 구상이 뚜렷하지 않다. 김이환, 김기중은 지난해 선발로도 시험대에 오른 자원들이다. 공식 활동기간이 아니기에 선수들의 비 시즌 활동을 먼발치에서 바라보고 있는 한화로서는 ‘메이저리거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유망주들이 대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하루빨리 알을 깨고 나오길 바라고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