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노태문 사장 약속한 “판올림 3회” 갤S10 첫 실시 스마트폰 교체 주기 3년으로 늘며 소비자 신뢰 구축하려는 전략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2.1.7/뉴스1 © News1
삼성전자가 2019년 2월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S10’ 시리즈에 대해 3번째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판올림)를 개시했다. 삼성 스마트폰 중 3번째 OS 판올림을 받은 첫 모델이다. 제품을 오래 쓰는 소비자 경향에 맞춰 소프트웨어(SW) 사후 지원 기간을 늘리는 업계의 경쟁 또한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기준 17일 오후부터 갤럭시S10 시리즈의 국내 출시 전 모델을 대상으로 구글의 최신 스마트폰 OS ‘안드로이드12’ 판올림을 제공하고 있다. 갤럭시S10 시리즈 사용자라면 스마트폰의 ‘설정’ 메뉴에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누르면 안드로이드12를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12를 기반으로 개발한 사용자환경(UX) ‘원UI’의 4.0 최신 버전도 함께 담겼다.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최신 스마트폰 SW를 출시한지 얼마 안 된 모델과 비슷한 수준으로 누릴 수 있다. 출시 첫 해 없었던 ‘윈도우 PC 연동’ ‘사진 리마스터’ ‘가상램(램플러스)’ ‘배터리 보호기능’ 등은 물론 보다 개선된 디자인의 새 원UI 등이 꼽힌다.
출시 첫해 안드로이드의 9번째 버전 ‘파이’가 적용됐던 갤럭시S10 시리즈는 2020년과 지난해 각각 안드로이드 10, 안드로이드 11 판올림을 받았다. 이번 판올림은 삼성전자가 2010년 갤럭시S를 출시하며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내놓은 이후 최초로 실시한 3번째 판올림이다. 직전 모델인 갤럭시S9 시리즈와 갤럭시노트9를 비롯해 이전까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판올림은 많아야 2번에 그쳤다.
스마트폰 제조사로서 OS 판올림 지원은 큰 부담이 따른다. 안드로이드 OS를 개발한 구글은 물론 전 세계의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사, 통신사의 호환 협의도 필요하다. 얘기치 못한 데이터 유실, 작동 오류 등을 예방하기 위한 베타 테스트도 수개월에 걸쳐 진행해 SW의 안정성도 검증한다.
전 세계에 한 해 수십 종의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수억 대의 자사 스마트폰이 시중에서 쓰이고 있는 삼성전자는 OS 판올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모바일경험(MX)사업부(옛 무선사업부)에만 수천 명의 OS 판올림 인력을 두며 큰 비용을 쓰고 있지만 판올림에 대해 소비자들로부터는 단 한 푼 받지 않는다. 같은 갤럭시S10 시리즈라도 일본 출시 모델은 현지 모바일 결제 수단 ‘펠리카’가 내장돼있고, 국내 모델은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내장돼있어 국가, 통신사마다 다른 세부 사양도 감안해야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새 출시 모델에 맞는 OS를 적용하는 것보다 기존 모델의 OS 판올림이 훨씬 어려운 작업으로 업계에서는 일컬어진다”고 했다.
스마트폰 판올림 확대 지원은 업계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스마트폰의 하드웨어(HW) 내구성이 좋아지고, 3년가량 오래 쓰는 사용자가 늘면서 ‘소비자와의 신뢰’를 통해 향후 스마트폰을 자사 제품으로 고르도록 하는 전략이다. 출시 모델 수가 적고 전 세계에 단일 사양의 스마트폰을 내놓는 미국 애플은 자사 OS ‘iOS’를 출시 5, 6년이 지난 모델에도 적용한다. 지난해 출시한 최신 OS iOS 15를 2015년 출시 스마트폰 ‘아이폰6s’에서도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한 LG전자도 고객과의 신뢰를 이유로 OS 판올림 조직만은 남겨 놓았다. 지난해 출시된 벨벳, 윙 등에 대해 3회 판올림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