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흡한 관광 안내-편의 제공 도마에
울산 태화강역 앞 도로변에 걸려 있는 현수막들. 부전역∼태화강역 사이를 운행하는 광역전철 개통 이후 늘어나는 관광객들을 위해 울산의 주요 관광지로 가는 시내버스 노선을 안내하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대왕암공원 출렁다리 가는 버스 타는 곳→250m’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번 타고 오세요’ ‘태화강 국가정원 △△번 타세요’.
16일 오후 울산 태화강역 앞 광장. 울산의 주요 관광지로 갈 수 있는 시내버스 노선을 안내하는 플래카드 20여 개가 도로변 가드레일에 내걸려 있다. 시내버스 정류장이 태화강역 광장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한 데다 역사 안에는 관광안내소도 없기 때문에 울산의 구군에서 경쟁적으로 내건 플래카드들이다. 이날 태화강역에 내린 관광객들은 울산의 관광지에 가기 위해 어디서 시내버스나 시티투어 버스를 타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동해선 2단계 광역전철(부산 부전역∼태화강역)이 지난해 12월 28일 개통한 이후 울산을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지만, 울산시의 준비 미흡으로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하지만 울산시티투어 배차 간격이 길어 관광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울산시티투어는 태화강 국가정원과 장생포∼대왕암공원 등 두 코스를 각각 2대의 버스로 순환 운영되고 있으며 배차 간격은 50분∼1시간이다. 시티투어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전철에서 내려 1시간 안팎을 기다려야 하는 데다 탑승장 안내문도 두 곳에 불과하다.
울산 관광을 위해 16일 부산에서 친구 3명과 태화강역에 내렸다는 A 씨(66·부산 동래구)는 “울산시티투어 버스를 타려고 해도 추운데 야외에서 장시간 기다려야 하고, 시내버스 노선도 제대로 없어 불편하다”고 말했다.
울산시와 코레일은 광역전철 개통 이후 관광객들이 겪고 있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송철호 울산시장과 정구용 한국철도공사 부산경남본부장 등은 14일 태화강역 회의실에서 만나 태화강역 환승, 태화강역 일원 정비, 태화강역 연계 관광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울산시는 우선 태화강역 이용객의 교통 편의를 위해 이달 말부터 태화강역사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한 시내버스 정류소를 태화강역 광장으로 이전해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다음 달 말부터 운영 예정인 태화강역 관광안내소도 우선 임시 관광안내소를 조기에 개장해 운영키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관광안내소를 역사 구내로 이전하는 방안도 코레일 측과 논의하기로 했다. 또 태화강역을 기점으로 한 패키지 관광 상품도 개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태화강역에서 출발·도착하는 순환형 시티투어 버스를 기존 3대에서 5대로 추가 운영하고, 8월부터는 관광택시 20대를 투입하기로 했다. 또 남창역 무궁화호 조기 정차, 광역전철 배차 간격 단축 및 운행 횟수 증가도 코레일에 요청했다. 코레일 측은 광역전철 배차 간격 단축 등은 향후 이용객 추이를 지켜본 뒤 조정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