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10’ 5G 모델을 사용 중인 김보성 씨(33)는 18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하라는 알림을 확인했다.
2019년 스마트폰을 구입한 김 씨로서는 3번째 맞는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판올림)다. 20여 분 후 그의 스마트폰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됐다. 문자메시지나 메일 수신 시 뜨는 알림창 디자인이 작고 간결해졌고 메모리(램) 용량을 정리할 때 쓰는 ‘디바이스 케어’ 디자인과 안내 문구도 친근하게 바뀌었다. 김 씨는 “예전에는 1년 반 정도만 지나면 스마트폰을 바꾸고 싶었는데 3년이 지났어도 업데이트를 하니 최신 폰을 쓰는 기분”이라고 했다.
2019년에 처음 출시된 갤럭시S10, 갤럭시노트10 시리즈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17일 오후부터 구글의 최신 OS인 ‘안드로이드12’를 쓸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가 한 모델마다 최대 2회까지만 제공하던 OS 판올림을 3번째 제공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한 뒤 처음 시도되는 서비스다. 삼성전자는 2020년 8월 “2019년 이후 나온 플래그십 모델에는 판올림 3회를 보장한다”고 약속한 바 있다.
제조사로서는 OS 판올림이 늘어나는 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우선 기존 제품 사용기한이 늘어나면 매년 출시되는 신규 제품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게다가 판올림 자체에 적잖은 비용이 든다. 판올림이 이뤄지기까지 구글,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자, 통신사는 물론이고 사내 임직원 및 고객을 상대로 수개월간 테스트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기존 관행을 깨고 ‘3회 판올림’을 진행키로 한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 애플 역시 2015년 출시한 ‘아이폰6s’에 최신 OS인 ‘iOS15’를 지원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