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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로봇의 도전…‘서비스 로봇’ 시대 곧 열릴까

입력 | 2022-01-19 07:19:00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인공지능 로봇(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 뉴스1


주변을 살피면서 목적지까지 최적의 경로로 찾아가는 ‘자율주행 로봇’이 도약을 위한 시험대에 섰다. 기존에 정해놓은 길 위를 따라가며 장애물을 피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스스로 길을 인식하는 성능이 발전한다면 ‘서비스 로봇’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19일 로봇업계 등에 따르면 대전시와 대전테크노파크는 이달 중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인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시행하는 ‘인공지능(AI)·5G 기반 서비스 로봇 융합모델 실증 시범사업’ 협약을 체결한다. 총 사업비는 19억1000만원 규모다.

기존의 자율주행 로봇은 특정 높이의 단면을 인식할 수 있는 2차원(2D) 라이다 센서를 기반으로 주변을 인식하는데, 현재는 사람처럼 주변 환경을 3D로 인식할 수 있는 로봇까지 개발됐다. 하지만 3D 라이다 센서는 그만큼 처리해야 할 데이터도 방대하기에, 물류센터 같이 비교적 단순한 장소에서만 실증이 진행돼 시장 확대와 기술 개발에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산자부도 자율주행 로봇의 대규모 실증사업을 로봇산업 발전을 위한 주요 정책 방향으로 삼고 추진 중이다.

이번 실증 사업은 AI·5G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로봇이 동서 800m, 남북 400m 규모의 대전시 중앙로 지하상가에서도 제대로 움직인다는 것을 검증하기 위한 목적이다. 로봇은 지하상가 내에 몰린 인파를 피해 총 406곳의 가게를 정확하게 구분하고 찾아가 음식 배달과 물품 적재, 방역, 안내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다. 그동안 정해진 인원이 있는 가정·사무실이나 KT 등 기업 물류센터에서 자율주행 로봇을 시험한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수백곳의 거점이 있으면서 불특정 다수가 다른 속도로 이동해 돌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넓은 구역에서 서비스를 구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실증 대상인 물류로봇은 바닥에 표시된 QR 등 특정 코드를 인식해 움직이는 기존 자율주행 로봇과 달리, 3D 라이다 센서로 인식한 빛을 통해 스스로 주변 거리를 측정하고 지도를 제작해 움직이기에 사전에 별도의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아도 된다. 같은 방식으로 주변의 사람과 장애물을 인식해 피할 수도 있다. 해당 기술을 개발한 국내 한 스타트업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이를 소개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로봇들의 현재 상태와 위치, 이동시간 등 모든 데이터는 5G로 수집돼 ‘통합관제시스템’에서 관리된다. 이곳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호출과 충돌 방지, 배터리 충전 등 명령을 내린다. 특히 제조사가 다르더라도 동일한 플랫폼에 연동해 관리하는 서비스도 점검한다.

대전시는 오는 11월까지 총 11대의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을 투입하기로 했다. 사업 1단계인 오는 3월까지는 물건·음식 배달로봇과 방역·순찰·안내 로봇 등 5대를 투입하고, 2단계인 4월부터 11월까지는 청소인력을 따라다니며 용품을 적재하는 물품이송 로봇과 바리스타 로봇 등 6대를 투입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로봇산업에선 산업용 로봇이 주를 이뤘지만, 업계는 이번 실증에서 자율주행 로봇의 성능이 검증된다면 앞으로는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로봇’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의 역할이 단순히 노동력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상 생활로 확대되면 수많은 비즈니스 모델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