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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찾은 文…접견실 액자 속 인물의 정체[청계천 옆 사진관]

입력 | 2022-01-19 08:35:00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 칼리드 공항 내 접견실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공항 내 접견실에서 환담하고 있다. 리야드=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중동 3개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두 번째 순방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디야에 머물고 있습니다. 전날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일정을 마친 뒤 전용기 편으로 사우디 킹칼리드 국제공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을 맞이하기 위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영접을 나와 화제가 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 입장하고 있다. 2019.6.26 청와대사진기자단

빈 살만 왕세자는 2019년 한국을 국빈 방문해 문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당시 1박 2일 방한으로 한국과 사우디는 석유, 선박 분야 등에서 총 83억 달러 규모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공항에서 만난 두 사람은 공식 회담을 앞뒀음에도 공항 내 접견실에 잠시 앉아 환담을 나누며 친분을 드러냈습니다. 접견실에는 사람 키만한 액자 3점이 걸려있는데 액자 속 인물에 시선이 먼저 갑니다. 공식적인 장소에 누군가의 초상이 걸려있는 모습이 우리 눈에는 다소 생소하게 비쳐지겠지만 사우디가 전제군주국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니 어쩌면 자연스런 모습 같기도 합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맨 왼쪽 첫 번째 인물은 누구인지 어렵지 않게 맞출 수 있었습니다. 바로 문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빈 살만 왕세자입니다. 비교적 최근에 찍은 사진으로 보입니다. 사실 ‘빈 살만’은 이름이 아니라 ‘살만의 아들’이라는 뜻입니다. 이름에 있는 ‘빈(bin)’은 ‘~의 아들’을 뜻한다고 합니다. 진짜 이름은 ‘무함마드’인 것이죠. 왕세자이자 부총리인 그는 사우디의 실질적 통치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초대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가운데 액자에는 사진이 아닌 초상화가 자리하고 있는데 초대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인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1932~1953)입니다. 1926년 아라비아의 통일국가 네지드 헤자즈 왕국을 창건한 인물로, 1932년 국명을 사우디아라비아로 바꾸고 20년간 통치를 했습니다. 재임 기간 동안 사막의 근대화를 이끌고 석유를 개발해 사우디를 부자 나라로 만든 인물로 평가됩니다.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국왕.


마지막 액자의 인물은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입니다. 이름에 ‘빈’이 들어간 것을 보면 초대 국왕인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의 자식이자 ‘빈 살만’의 아버지임을 알 수 있는데, 초대 국왕의 25번째 아들로 현재 사우디의 제7대 국왕 겸 총리를 맡고 있습니다.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로 이어지는 왕가의 거대한 초상화는 리디야 시내 건물 외벽이나 간판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막대한 중동 오일머니를 가진 전제군주국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