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이후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붕괴사고 이후 HDC현산에 대한 퇴출 요구가 확신하자, 정몽규 회장이 사퇴하고 완전 철거 및 재시공 고려, 보증기간 30년 연장 등 대책을 내놨으나, 공공부터 민간까지 ‘아이파크’에 대한 거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HDC현산이 시공 예정인 재건축 조합 일부는 이미 시공사 계약 해지 및 교체를 요구하고 있고, 아이파트 입주를 앞둔 입주 예정자들은 부실시공을 우려하고 있다. 인터넷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HDC현산이 시공을 맡은 재건축 조합원들이 사업 지연 및 안전 문제에 대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에는 단지 이름에서 아이파크를 빼자는 요구도 나오는가 하면, 전세 호가가 1억원 이상 떨어진 단지도 있다.
HDC현산과 계약 해지를 검토하는 아파트 단지들도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 조합원들은 HDC현산의 재건축사업 참여를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반대하고 있다. 현재 이 단지는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롯데건설과 HDC현산이 각각 200억원의 보증금을 내고 입찰에 참여했다.
재건축 추진 일부 단지들에서 HDC현산의 시공사 참여를 반대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꼽힌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조합원들도 안전 문제와 브랜드 가치 하락 등을 우려하고 있다. 둔촌주공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HDC현산의 잇단 사고로 아파트 안전 문제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시공사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지는 HDC현산을 비롯해 현대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이 컨소시엄 형태로 시공을 맡았다.
또 서울 강남구 개포1단지 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원들은 아파트의 새 이름인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에서 아이파크를 제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조합은 지난 13일 HDC현산과 외부 업체로 구성된 감리단에 정밀안전진단 등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HDC현산의 잇단 대형사고로 일부 아이파트 단지에서는 전세 호가도 하락했다. 지난 6일 전세 호가가 5억3000만원까지 오른 청주가경아이파크4단지(전용면적 84㎡)는 최근 4억3000만원까지 떨어졌다. 또 전세 호가가 5억5000만원 수준인 경기 안양 비산자이아이파크(전용면적 59㎡)는 사고 이후 4억3000만원의 전세 매물이 나왔다.
정부 역시 가장 강력한 행정처분을 적용할 방침이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HDC현산에 가장 강한 페널티(제재)를 주겠다고 시사했다. 노 장관은 이날 국토교통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광주참사와 관련해 희생자 수습이 우선”이라며 “실종자 수습 이후 사고원인이 규명되는 대로 HDC현산에 대해서는 그에 맞는 합당한 처벌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장관은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발생 다음날 바로 조사위원회를 발족해 초기단계 증거자료 확보 및 관계자 청취를 하고 있으며, 경찰 수사도 동시에 진행 중”이라면서 “국토부는 공사 과정에서 안전관련 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기술적인 문제는 없었는지를 비롯해 지난 학동참사와 같은 하도급·감리 등 문제는 없었는지 등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HDC현산의 사고가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두 번 씩이나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모든 법규와 규정을 동원해 내릴 수 있는 가장 강한 페널티를 줘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르면 국토부 장관은 고의나 과실로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해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일으켜 공중(公衆)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경우 건설사업자의 건설업 등록을 말소할 수 있다. 부실공사로 공사 참여자가 5명 이상 사망한 경우엔 영업정지 1년을 명할 수 있다. 영업정지를 받으면 공공사업 수주와 민간 공사의 신규 수주 등 모든 영업 활동이 금지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