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확진자가 캐나다에서 배송된 국제우편물을 통해 감염됐을 가능성을 주장하자, 캐나다 보건 당국이 19일(현지 시간) “그럴 위험은 극도로 낮다”고 반박했다.
캐나다 보건부의 최고의료고문인 수프리야 샤르마 박사는 이날 캐나다 방송국 CTV와의 인터뷰에서 우편물을 통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에 대해 “우편물이 오염됐다 해도 국제우편을 포함해 종이 편지나 소포를 다루면서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은 극도로 낮다”고 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변이를 포함해 코로나바이러스는 며칠이나 몇 주에 걸쳐 운송된 제품이나 포장재로부터 전파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18일 베이징일보를 비롯한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오미크론 확진자는 지난 7일 캐나다에서 발송돼 미국 홍콩을 거쳐 베이징으로 배달된 국제우편물을 11일 전달받았고, 해당 우편물 표본을 채취해 진단 검사한 결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베이징시 질병예방통제센터 부주임이 밝혔다. 그러면서 “확진자는 최근 해외 출입국 이력이 없기 때문에 우편물로부터 오미크론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주장했다.
“코로나19, 포장지 표면에 증식 할 수 없다”
전문가들도 우편물 종이를 통해 바이러스가 감염될 수 없다며 발견하더라도 이미 ‘죽은 바이러스의 잔여물’을 발견하는 것과 같다는 주장이다. 에마뉴엘 골드먼 미국 럿거스대 미생물학 교수는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많은 연구원들이 종이와 같은 표면에 대해 열심히, 반복적으로 들여다봤지만 살아있는 바이러스는 한두시간 후에 발견되지 않았다”며 “바이러스 RNA가 발견될 수 있지만 이미 죽어있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놀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접촉이 아니라 호흡을 통해 감염되는 것”이라며 중국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콜린 퍼니스 캐나다 토론토대 전염병학 교수도 이날 CTV에 이메일 답장을 통해 “전혀 믿을 수 없는 주장”이라며 “종이 표면에 바이러스가 남아있을 수도 있지만 길어봤자 하루나 이틀 뿐”이라고 했다. 이어 “종이 표면의 마찰, 재질에 따라서도 기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4일이 지난 우편물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살아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세계보건기구(WHO)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생식하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동물이나 인간 숙주가 필요하다”며 “식품 포장지 표면에서는 증식할 수 없다”고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현재까지 국제우편물이나 택배물을 통한 코로나19 유입 가능성에 대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