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전기차 GV60 타보니
‘당신과의 교감’이란 모토로 제네시스가 처음 내놓은 전용 전기차 GV60은 스탠더드(기본 가격 5990만 원)와 퍼포먼스 AWD(7040만 원) 트림으로 나뉜다. GV60에는 페이스 커넥트, 지문 인증 시스템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됐다. 현대차그룹 제공
‘페이스 커넥트’ 기술이 적용돼 차 문에 달린 센서에 얼굴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미리 설정해 놓은 대로 운전석과 운전대 위치가 조정된다. 시동을 걸면 공 모양으로 화려하게 꾸며진 변속 조작계 ‘크리스털 스피어’가 회전한다.
제네시스의 첫 전기자동차 전용 모델인 GV60(퍼포먼스 AWD)은 ‘웰컴 시스템’부터 눈길이 갔다. 시승 기간(14∼17일) 내내 가슴을 설레게 할 정도였다. 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이외에도 디지털 사이드미러와 순간적으로 출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부스터 모드’ 등 주행에 필요한 첨단 기능도 다양해졌다.
제네시스는 이 모델이 ‘럭셔리 전기차’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쿠페형 외관에 제네시스의 상징과도 같은 두 줄 램프(쿼드)를 디자인한 것도 그런 의도였다. 전기차임에도 전면부에는 대형 그릴을 탑재했다. 내부에는 고급감을 더하기 위해 스웨이드 내장재를 천장과 좌석 일부에 적용했다.
GV60은 크리스털 스피어와 스웨이드 내장재로 내부를 꾸미는 등 ‘럭셔리 전기차’로서의 면모도 갖추고 있었다. 크리스털 스피어는 무드등이 들어오는 크리스털 오브제로 시동을 걸면 회전해 변속 조작계가 나타난다.
차별화 지점을 꼽으라면 소프트웨어 구성을 꼽겠다. 풍절음은 물론이고 노면을 통해 전해지는 소음 자체가 일절 없었다. 이중 접합 차음유리를 사용한 데다 노면 소음과 반대되는 위상의 주파수를 스피커로 송출하는 능동형 소음 제어 기술 덕분이다. 여기에 완성차 최초로 고해상도 오디오 인증을 받은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을 가동하면 그야말로 ‘달리는 콘서트홀’이 된 것 같았다.
회전 구간에 들어서면 센터페시아의 디스플레이가 실제 도로 화면을 비추고,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좌석 등받이가 알아서 좁아지면서 허리를 단단히 붙들어줬다. 10초 안에 최대 출력(360kW)까지 끌어올리는 부스터 버튼을 누르자 무중력 상태의 짜릿함이 느껴질 정도로 가속감이 대단했다.
약간 복잡하게 설계된 디스플레이 사용자경험(UI)이나 뒷좌석 승객의 편의 기능을 보완하는 것 등은 남은 숙제처럼 보였다. 하긴, 이제 막 첫발을 뗀 것이니….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전동화의 비전을 체감할 수 있게 한 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은 거둔 게 아닐까.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