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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마지막 재래식 항모 키티호크 ‘최후의 항해’

입력 | 2022-01-20 03:00:00

이라크-아프간 등 전장 누비다 퇴역
운하 통과못해 남미 돌아 해체지로



1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브레머턴 기지에서 출항하는 USS키티호크. 사진 출처 트위터


48년 동안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같은 전장을 누빈 미국의 마지막 재래식 항공모함 USS키티호크가 마지막 항해를 시작했다고 19일(현지 시간) 온라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보도했다. 키티호크함은 해체 및 고철화 작업을 위해 14일 오전 워싱턴 브레머턴 해군기지에서 텍사스 브라운즈빌을 향해 출항했다.

1960년 진수된 뒤 이듬해 취역한 키티호크함은 2008년까지 현역으로 활약하다 2009년 퇴역해 보존 중이었다. 1998∼2008년에는 미 해군 7함대의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에서 유일한 최전방 상시 배치 항모로 활약했다. 길이 304m, 최대 폭 85m로 ‘세계에서 가장 큰 항모’로 불렸다. 미 해군의 재래식 항모로는 가장 마지막에 취역했다. 이후 미군 항모는 모두 원자력 추진식이다.

출항 당일 현장에는 키티호크함의 마지막 모습을 보려는 지역 주민과 전역 해군이 몰렸다. 1990년대 이 항모 엔지니어로 일한 코리 어밴드 씨는 “이 배는 내 역사의 일부다. 친구들이 고등학교, 대학교를 졸업할 때 나는 지구 반대편에서 흘수선 30피트 아래 있었다”고 말했다. 전기기술자였던 리치 브래틀 씨는 “당시 몬태나의 내 고향 마을 인구의 두 배인 6000명이 승선했다. 에스컬레이터를 처음 보고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키티호크함을 USS미드웨이처럼 해상(海上)박물관으로 만들자는 요청도 있었지만 해체가 결정됐다.

키티호크함은 너무 커서 파나마운하를 통과하지 못하고 130일 넘게 남아메리카를 돌아 마젤란해협을 거치는 2만5000km의 여정 끝에 텍사스에 도착한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