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회담을 하며 양국의 공조를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양국 정상은 모스크바 크렘린 궁에서 회담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기술 이전, 군사 장비 구매, 이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투자에 중점을 둔 ‘20년 협정’을 논의했다.
이날 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양국 교역이 38% 증가했으며, 많은 분야에서 교류가 이루어졌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란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확대하는 데 한계란 없다”라며 러시아와 이란이 “일시적인 성격이 아니라 영구적이고 전략적인 관계”를 소망한다고도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양국 정산 간의 회담이 현재 정체되고 있는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에 대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이란과 영국, 프랑스, 미국, 독일, 유럽연합이 2015년 이란의 핵 개발을 제한하는 대신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 해제를 약속하며 맺은 합의인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의 주체이며, 암묵적으로 이란에 대한 지지를 표명해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시절인 2018년 미국이 일방적으로 JCPOA에서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하자, 이란은 우라늄 농축 수준을 높이는 등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이란 외무장관은 양국 정상이 경제 및 군사 협력 증대를 규정한 협정에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체결된 협상은 없었으며, 아직 러시아가 이란에 현대식 무기를 판매할 의향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에 균형추 구실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관계를 러시아가 조성하고 있다는 일종의 메시지를 보낼 의도가 이번 회담에 담겨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러시아는 나토(NATO)에 우크라이나와 동유럽으로 세력을 확장하지 않도록 보장하라고 요구하면서 우크라이나 주변에 병력 10만명을 배치했다. 푸틴은 비록 이란과의 회담에서 우크라이나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서방 군사 동맹에 대한 오랜 반감이 드러난 회담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란도 강경파인 라이시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핵합의 복원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