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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살인’ 김병찬 “우발적 범행”…유족 “엄벌 내려달라” 오열

입력 | 2022-01-20 15:57:00

스토킹으로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피의자 김병찬이 29일 오전 검찰 송치를 위해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2021.11.29/뉴스1 © News1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를 스토킹 끝에 흉기로 살해한 김병찬(36)이 첫 재판에서 계획이 아닌 우발적 범행이었다며 혐의를 일부 부인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김래니) 심리로 열린 김씨의 첫 공판에서 “피해자를 살해한 범행은 인정하고 반성한다. 다만 공소사실 중 일부를 부인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살해 범행을 계획한 것이 아니라 사건 당시 피해자 스마트워치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19일 오전 11시30분쯤 서울 중구의 오피스텔에서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여자친구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등)를 받는다.

사건 당일 A씨는 경찰이 제공한 스마트워치로 긴급구조 요청을 보냈으나 경찰은 첫 신고 이후 12분 뒤에 현장에 도착했고 크게 다친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검찰은 김씨가 피해자의 신고로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를 받게 되자 보복을 목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고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나머지 혐의에 대해 추가 수사를 거쳐 기소할 방침이다.

이날 재판에 출석한 김씨는 ‘피해자를 살해할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를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살해하려는 생각으로 (흉기로) 찌른 것이 아니고 흥분해서 아무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흉기로 찔러 살해한 것은 맞느냐’고 묻자 “네”라고 답했다.

김씨는 자신이 살던 부산으로 돌아갔다가 범행 전날 다시 서울로 와 모자와 범행 도구인 흉기를 구입했다.

김씨는 “머리가 눌려있기도 했고 경찰에게 모습이 보이면 안될 것 같아서 모자를 구입했다”며 “흉기는 피해자와 대화를 하고 싶은데 대화를 안할까봐 구입했다. 살해하려고 한 게 아니라 집에 들여보내기 위한 위협용으로 구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가 피해자를 스토킹한 적 있느냐는 물음에는 “네”라고 말하며 “싫다고 했는데도 계속 만나자고 했다”고 밝혔다.

방청석에서 재판을 지켜보던 피해자의 유족은 발언권을 얻자 “엄벌을 내려달라”며 재판부에 호소했다.

유족은 “대화를 하고 싶다면서 흉기를 들고 가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나”며 “반성하는 모습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목놓아 울었다.

유족이 오열을 하며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자 재판부는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3월16일로 지정하고 유족의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