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20일 북한이 잇딴 미사일 도발 끝에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라토리엄(유예·중단) 철회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가뜩이나 국제 제재와 팬데믹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군사적 위협으로 판을 흔들어보겠다는 무모함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신년 들어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위협의 수위를 한층 높이고 있다. 지난 3년 여 간 이어진 한반도에서의 불안한 평화마저 흔들릴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심 후보는 “북한은 그동안 한미가 여러 차례 대화를 제안했음에도 ‘적대시 정책 철회’를 선결조건으로 내세우며 일체 응하지 않았다”며 “북한이 미국의 대북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만나서 따질 건 따지고 협상할 건 협상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안 하면서 위협을 정당화하면 과연 북한의 체제 안보가 증진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국제사회를 향해서도 “북한 비핵화를 선결조건으로 내세우며 북한에 대한 제재 일변도의 대북정책을 고수하는 미국과 국제사회 역시 상황이 악화된 핵심 원인을 직시해야 한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가 보장되지 않는 한 북한에 어떠한 보상도 없다는 경직된 태도로 굴욕을 강요해 온 제재의 역사는 바로 지금과 같은 교착 상태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심 후보는 “이왕 유엔 안보리가 소집된다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의 연장선에서 정지된 대화의 시계를 다시 가동시키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며 “다시 북한에 대한 제재 논의를 한다한들 팬데믹 상황에서 스스로 국경을 폐쇄해 셀프 제재를 하고 있는 북한에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 후보는 “북한 비핵화건, 적대시 정책 철회건 어떤 조건도 내걸지 않는 대화를 촉구한다. 대화는 그 자체로 의미 있는 것이고 이를 통해 신뢰는 장기간에 걸쳐 축적되는 것”이라며 “대화에서 생존의 공간을 모색하는 진정성을 발휘한다면 지금의 불안한 평화를 더 확고하고 지속적인 평화로 전환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