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를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한·이집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집트가 추진 중인 국산 자주포 K9 도입이 아직 최종 계약 성사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점을 공식 확인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카이로 대통령 궁에서 열린 압델 파타 알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언론발표에서 “두 정상은 지금 논의되고 있는 K9 자주포 계약이 양국간 상호신뢰에 기반한 방산협력의 성과로서 K9 자주포가 이집트군 전력증강에 크게 기여함과 동시에 기술협력, 현지생산을 통한 한·이집트 간 상생협력의 대표적 성공 사례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최종 타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문 대통령의 이집트 공식 방문 계기에 우리 군의 K9 자주포를 이집트에 수출하는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최종 계약 단계까지 이를 만큼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것을 문 대통령이 직접 공식 확인한 것이다. 큰 틀에서의 합의는 이뤘지만, 세부 계약 조건을 맞추는 단계에서 막판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호혜적 경제협력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알 시시 대통령님과 나는 무역경제 파트너십 공동연구를 통해 한·이집트 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을 시작하기로 했다”며 “양국은 또한 친환경 모빌리티, 해양과 우주개발 같은 미래 분야로 경제 협력의 지평을 넓혀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속가능개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은 이집트에 10억 달러의 EDCF(대외경제협력기금) 한도를 새롭게 설정했다”며 “한국의 개발 경험을 나누고 이집트의 교통·수자원 인프라 확충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후위기 극복에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이집트는 올해 COP27(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의장국”이라며 “국제사회의 기후대응 의지를 성공적으로 결집할 수 있도록 한국은 적극 협력할 것이며, 재생에너지, 친환경 인프라 분야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적·문화적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양국 국민이 서로의 문화를 향유하기 위한 다양성과 편의성을 확대하고,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며 “또한 양국이 보유한 찬란한 문화유산을 후손에게 온전히 물려주기 위해 문화유산 발굴과 보존에도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알 시시 대통령은 “이집트는 한국 투자를 유치하는 좋은 투자 환경을 마련하고, 이집트의 큰 개발 사업과 인프라 사업 또는 에너지, 광물, 교통, 통신, ICT(정보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완화된 조건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4차 산업시대로 전환하려는 이집트 비전을 지원하기 위해 양국간 공동협력에 대해서도 서로 동의했다”며 “한국 카이스트 대학을 이집트 부속대학에 설립하는 쪽이나 또는 신 행정 수도로의 이전이 다가오는 이 특별한 시기에 정부의 인공지능 활용을 위해 양국의 정보통신부 협력을 통해서 더욱 더 협조를 확대할 것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고 했다.
[카이로(이집트)·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