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광주서 프로배구 올스타전… IBK기업銀 김희진 11만3448표 남녀 통틀어 역대 최다표 ‘왕별’… 팬 공모로 정해준 별명 ‘곰돌희’ 올스타전 유니폼에 달고 출전 3년 만의 개최… 1분 만에 매진
“배구 인기가 높아졌다고 주변에서 얘기할 땐 실감을 잘 못했는데, 숫자로 확인하니 감사하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프로배구 여자부 IBK기업은행의 간판스타 김희진(31·사진)은 23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리는 V리그 올스타전의 가장 큰 별이 됐다. 팬 투표 결과 역대 올스타전 최다인 11만3448표를 얻었다. 남자부 최다 득표자인 한국전력 신영석(36·9만9502표)과도 1만5000표 가까이 차이가 난다. 2020 도쿄 올림픽 4강 쾌거 뒤 여성 팬들을 중심으로 한 ‘김희진 붐’ 현상이 올스타전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희진은 자신의 인기 비결로 ‘감동’을 꼽았다. 올림픽 당시 오른쪽 무릎 부상을 안고 뛰었던 그는 “‘열심히 뛰어줘 고맙다’란 말을 많이 들었다. 이런 모습이 팬들에게 말로 표현되지 않는 어떤 감동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 같은 헤어스타일(쇼트커트) 덕을 본 것은 아닌지 묻자 “헤어스타일을 많이 좋아해주는 것 같긴 한데, 그게 인기 비결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3년 만에 열리는 올스타전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사전 공모를 통해 팬들이 붙여준 ‘곰돌희’라는 별명이 쓰인 유니폼을 입고 나서게 되는 김희진은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3년 만에 생겨 많이 설렌다. 시즌 경기에서는 할 수 없는 세리머니 등 그날 하루만큼은 모두가 팀을 떠나 맘껏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스타전 이후 이어지는 5, 6라운드에도 팬들의 관심이 이어지길 기대했다. 시즌 초 소속팀 세터 조송화의 이탈 등으로 내홍을 겪은 기업은행은 김호철 감독 선임 이후 조금씩 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다. 김희진은 “이번 시즌에는 상위권으로 순위를 끌어올리기 힘들 수도 있다”면서도 “3라운드 때보다 4라운드 때 훨씬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런 분위기를 남은 라운드에도 계속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