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계좌추적 통해 송금내역 확인 朴, 작년 10월엔 ‘거래의혹’ 반발 녹취록 공개되자 “관여한바 없다”
국정농단 사건의 박영수 전 특별검사(사진)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초기인 2015년 화천대유자산과리(화천대유)의 계좌로 5억 원을 건넨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른바 ‘50억 약속 클럽’ 의혹과 관련한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하면서 박 전 특검이 2015년 4월 3일 화천대유 계좌로 5억 원을 송금한 내역 등을 확보했다.
검찰이 확보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간의 대화 녹취록에도 이 같은 내용이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록에는 김 씨가 2020년 4월 4일 정영학 회계사에게 “우리 법인 만들 때 돈 들어온 것도 박영수 고검장 통해서 들어온 돈”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출신인 박 전 특검은 2009년 서울고검장을 지낸 뒤 변호사로 개업했다.
박 전 특검 측은 20일 입장문을 내고 “5억 원은 김만배 씨가 이기성 씨로부터 화천대유 초기 운영자금으로 차용한 돈”이라며 “그 과정에서 자금거래 관계를 명확히 하자는 취지에서 김 씨 등이 부탁해 박 전 특검 계좌를 통해 이체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씨는 박 전 특검의 인척으로, 화천대유가 대장동 부지에서 직접 시행한 5개 블록 아파트 분양대행을 독점한 A 분양대행업체 대표다.
이어 박 전 특검은 “그 후로는 위 돈의 사용처나 두 사람 간의 정산문제 등 금전거래가 어떻게 정리됐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관여한 바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박 전 특검은 자신의 계좌를 선의로 빌려준 것일 뿐이라고만 이유를 밝혀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박 전 특검은 지난해 10월 화천대유 측과의 수억 원대 자금 거래 의혹이 불거지자 “인척회사를 통해 화천대유로부터 어떤 돈도 받은 사실이 없다”며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