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이집트 정부가 두 정상의 지시에 따라 K9 자주포 수출 계약 최종 타결을 위한 추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청와대가 20일(현지시각)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대통령 순방 동행취재 기자들을 만나 “K9 계약과 관련해 지금 이 시간에도 강은호 방사청장과 이집트의 모하메드 모르시 방산물자부 장관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압델 파타 알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의 한·이집트 정상회담 뒤 공동언론발표에서 “K9 자주포가 이집트군 전력 증강에 크게 기여함과 동시에 기술 협력, 현지 생산을 통한 한·이집트 간 상생 협력의 대표적 성공 사례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계약의) 최종 타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집트 역시 문 대통령 방문 기간에 무난하게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예상 외로 진통을 겪자 두 정상이 실무자들에게 추가 협상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진행 중인 추가 협상과 관련해 “강 청장이 호텔로 돌아와서 (K9 개발사인) 한화디펜스와도 이야기 하고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내부 조건과 전략을 가다듬은 다음에 이집트 측과 최종 담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의 쟁점에 관해 이 관계자는 “지금 협상이 진행 중이라 말을 아껴야 한다”면서 “생각할 수 있는 여러가지 조건 들을 같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 이집트 방문 일정이 마무리 되기 전에 타결 소식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K9 사업이 상호 이익이 되는 계약임은 서로 확신하고 있어서 조심스레 협상 결과를 지쳐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K9 자주포는 구경 155㎜, 52구경장이다. 길이 8m에 달하는 포신에서 발사되는 포탄의 최대 사거리는 40㎞다. 자동화된 사격통제장비, 포탄 이송과 장전장치로 급속발사 시 15초 이내에 초탄 3발을 발사할 수 있다. 3분간 분당 6~8발, 1시간 동안 분당 2~3발 사격이 가능하다.
K9 자주포는 1000마력 디젤엔진을 장착해 최고 시속 67㎞까지 달릴 수 있다. 국내에서 개발한 고강도 장갑판이 적용돼 적 포병화력의 파편이나 중기관총, 대인지뢰 등에 대한 방호력을 갖췄다. 화생방전 대응능력을 갖추고 있어 생존성이 향상됐다.
앞서 2001년 터키를 시작으로 폴란드(2014년)와 인도(2017년), 핀란드(2017년), 노르웨이(2017년), 에스토니아(2018년) 등이 K9 자주포를 수입했으며, 호주가 지난해 연말 문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K9 국산 자주포인 30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15대를 계약해 세계 7번째 수출 쾌거를 이뤄냈다.
한편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모라토리엄(유예·중단) 철회 가능성을 시시한 것과 관련, 문 대통령이 서훈 국가안보실장에게 지시한 내용이 있었냐는 물음엔 “모종의 말씀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문 대통령이 알 시시 대통령에게 2030 부산엑스포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는지 여부를 두고는 “(배석자가 있는) 확대회담에서는 여러 현안이 많아서 부산엑스포 관련 요청은 할 시간이 없었다”며 “단독회담 때는 양 정상만 계셨는데, 그때 (지지 요청이) 이뤄지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카이로(이집트)·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