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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비율 50% 육박… “수도권 본격 확산땐 기하급수적 증가”

입력 | 2022-01-21 03:00:00

[코로나 팬데믹]
오미크론, 주말께 델타 추월 전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유행이 본격화되고 있다. 20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603명으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6000명대에 진입했다. 확진자 중 오미크론 변이로 판명되는 비율도 크게 늘고 있다.
○ 50% 육박한 오미크론 변이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오미크론 변이 비율이 20일 기준 50%에 육박했다. 정부 관계자는 “15일 오미크론 변이 비율이 26.7%였는데, 20일 45%를 넘어 50%를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속도라면 이르면 21일, 늦어도 이번 주말 전후로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지난해 12월 1일 국내 첫 오미크론 감염이 확인된 후 약 50일 만이다. 약 석 달 만에 국내 우세종이 된 델타에 비해 2배 가까이 빠른 속도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되는 것이 기정사실이 됐다”며 “그동안 준비해 온 오미크론 대응체제로 신속 전환하고, 총리 중심으로 범부처가 총력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문제는 오미크론 유행이 아직 ‘초기’ 수준이라는 점이다. 오미크론은 현재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15일) 수도권의 오미크론 검출 비중은 19.6%로 호남권(59.2%)이나 경북권(37.1%)보다 낮다. 수도권에서 먼저 유행하고 비수도권으로 전파되던 기존 코로나19 유행과 다른 양상이다.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에서 오미크론 전파 속도가 빨라진다면 유행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현재 발생 추이나 해외 사례를 보면 오미크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설 연휴가 오미크론 확산 고비

“해외입국자 방역차량 이용을” 20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입국자들이 공항 방역 관계자의 안내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늦추기 위해 이날부터 해외 입국자는 공항에서 목적지로 이동할 때 반드시 대중교통 대신 자신의 차량이나 방역택시 등 방역교통망을 이용해야 한다. 인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이동량이 늘어나는 설 연휴(29일∼2월 2일)가 방역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방역당국은 14일 브리핑에서 설 연휴 확산세를 통제하지 못하면 2월 말 하루 확진자가 1만 명에서 1만50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데이터를 제공했던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20일 “최근 유행 상황을 반영해 다시 추계한 결과 다음 주 하루 약 1만 명의 확진자 발생이 예상되고, 설 연휴를 포함해 당분간 매주 확진자가 0.5∼2배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번 유행의 정점엔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만 명까지 나올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방역 당국은 60대 이상 고령층 확진자 비율이 낮은 점에 안도하고 있다. 매일 7000명대 확진자가 나왔던 지난해 12월 15∼17일에는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이 전체의 30% 안팎(약 2000명)이었다. 반면 20일 고령층 확진자 비중은 9.5%(603명)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고령층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된 것은 이들의 3차 접종률이 높기 때문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에 따르면 3차 접종을 하면 1, 2차 기본접종만 끝냈을 때보다 오미크론 변이 방어 능력이 최대 28.9배로 높아졌다. 이는 아스트라제네카로 1, 2차 기본접종을 마친 뒤 화이자로 3차 접종한 그룹의 중화항체량이다. 아스트라제네카로 1차를 맞고 2, 3차를 화이자로 접종할 경우에는 중화항체가 10.5배로, 1∼3차를 모두 화이자로 접종하면 17배로 늘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